◀ 앵커 ▶
안정적인 보육 환경을 제공하는 것, 출생률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죠.
24시간 운영하는 소방서에 긴급돌봄시설을 만들어서 보육 공백을 없애는 지역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최초로 운영되는 소방서 돌봄시설을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6살과 8살 남매가 돌봄 지킴이와 함께 알록달록 그림 그리기에 열심입니다.
"핑크색이 제일 좋아? 아니면…응, 고동색 해."
오전 내내 책도 읽고 장난감도 가지고 놀다 점심쯤 엄마가 데리러 오자, 정겹게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향합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안녕, 잘 가. 얘들아, 안녕"
그런데 이 돌봄시설, 특이하게 소방서 안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름도 119 아이행복 돌봄터입니다.
24시간 운영되는 소방서의 이점을 살려, 아예 소방서 안에 24시간 이용할 수 있는 긴급 돌봄시설을 만든 겁니다.
[이인선/경북 경산시]
"너무 만족스러워요. 제가 급할 때 맡길 수 있어서 좋고요. 선생님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아이들도 소방서 간다고 하면 제일 좋아하거든요."
예약만 하면 생후 3개월 영아부터 12살 어린이까지 누구나, 무료로 이곳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거나 보육기관에서 교육받은 여성의용소방대원들이 아이들을 직접 돌봅니다.
[조금연/돌봄지킴이(경북 여성의용소방대)]
"(집에) 안 가려고 떼를 쓰는 애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애들이 열심히 뛰고 노는 것 같아서 저희도 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숫자가 줄면서, 이 지역에서 24시간 돌봄을 제공하는 곳은 이제 119 돌봄터가 유일합니다.
경북 전체를 따져봐도 4곳에 불과합니다.
그러다 보니, 119 돌봄터는 지난 2020년 경북 경산과 영덕 소방서를 시작으로, 지난해엔 12곳까지 늘었습니다.
올해도 도 예산 21억 원을 들여 9곳에 더 설치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북의 모든 소방서에 돌봄터가 들어서게 됩니다.
[오상근/경북 경산소방서 재난대응과]
"24시간 운영되는 소방관서의 특성을 활용해서 돌봄시설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경북을 만들고자…"
지난해 119 돌봄터를 이용한 주민은 모두 1천600여 명.
자체 설문조사에서 이용객 97%가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지방의 인구소멸이 가속화하면서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서가 이제는 어린이 돌봄 공백도 막고 있습니다.
MBC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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