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 대작 흥행 속에 한국 영화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 영화의 관객 수와 매출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는데, 영화적 체험을 요구하는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홍상희 기자입니다.
[기자]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담은 뮤지컬 영화, 윤제균 감독의 '영웅'은 관객 325만 명을 동원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황정민, 현빈의 조합으로 관심을 모았던 임순례 감독의 '교섭' 성적은 관객 172만 명에 그쳤고,
조선 총독 암살 작전을 그린 설경구·이하늬 주연 '유령'은 관객 66만 명으로 흥행에 참패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올빼미'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한국 영화가 전무한 가운데 지난달 국내 작품의 매출과 관객 점유율은 19%대로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통적으로 한국 영화가 강세를 보였던 설 연휴 개봉 작품들도 흥행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여름 '범죄도시2'의 천만 기록 이후 한국 영화는 침체의 늪에 빠진 모습입니다.
[김헌식 / 문화평론가 :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OTT가 굉장히 약진을 했거든요. OTT 드라마만 못한 영화들이 나오게 된 상황이 돼버렸죠. 그래서 이게 정체되지 않고 그 상황에 발 빠르게 적응을 했어야 되는데 그런 점이 아쉽습니다.]
한국 영화가 주춤하는 사이, 극장가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 대작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4백만 돌파에 이어 '스즈메의 문단속'이 최단 기간 100만 관객을 넘어섰고,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던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지난달 외화는 한국 영화의 4배가 넘는 수익을 냈습니다.
한국 영화의 장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전문가들은 관객들의 달라진 눈높이에 맞추려는 변화가 아쉽다고 지적합니다.
작품성은 물론, 시각과 청각적으로 몰입감을 높인 작품으로 OTT 시청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게 영화관에 가야 할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윤성은 / 영화평론가 : 관객 수는 줄어들었는데 오히려 관람료는 많이 뛰었거든요. 이제 영화적인 시네마스코프의 비율이라든가 또 사운드라든가 이런 것들이 중요한 작품으로 거론이 되면서 이제 영화관에서 봐야 할 영화와 아닌, 두 종류로 구분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중앙 등 멀티플렉스 3사는 다음 달 개봉하는 리바운드와 킬링로맨스, 드림 등 세 작품에 개봉지원금을 지급해 한국 영화 지원에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YTN 홍상희입니다.
YTN 홍상희 (sa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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