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만 클릭했을 뿐인데"…경찰 사칭 '악성앱' 주의
[앵커]
보이스피싱이 의심스러워 경찰서로 전화를 했는데, 정말 그런 일이 있으니 빨리 입금하라고 하면 어떡하시겠습니까.
구속영장을 직접 보내주며 링크에 접속해 신원을 입력하라고 한다면 클릭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불법을 막으려고 만든 앱을 오히려 범죄에 악용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박상률 기자입니다.
[기자]
영화 속 보이스피싱 범죄는 모두 현실이었습니다.
"저는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에 ○○○ 수사관이라고 합니다."
어딘가 의심스러운 찰나, 검찰에 직접 전화해 확인해보라고 권합니다.
"일단 확인을 해보세요. 선생님께서 전화를 해보셔야 알지…."
114에 검찰 대표 번호를 문의했는데,
"네, 고객님 (서울 중앙지검 대표 번호가 있다는데요) 네 고객님, 서울중앙검찰청, 감사합니다."
검찰 번호도, 114 상담원도 모두 가짜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범인들은 악성앱을 깔아 휴대전화를 실시간 도청하고, 개인 정보를 빼갔습니다.
특히 일명 '전화 가로채기' 수법을 통해 어디로 전화를 걸어도 범인들이 원하는 곳으로 연결되도록 조작했습니다.
은행이나 검찰, 경찰에 전화를 걸어봤자 결국 보이스피싱 일당과 통화를 하게 되는 겁니다.
이들은 경찰이 불법 도청을 잡아내기 위해 만든 앱을 사칭해 접근한 뒤 링크를 클릭하면 악성앱이 깔리도록 했습니다.
"사건 공문을 보내서 '아, 이 사람이 실제 사법기관이구나' 하고 믿게 합니다. 팀 뷰어나 악성 프로그램을 다운받을 수 있는 유포 서버의 IP를 전송합니다."
의심을 없애기 위해 위조된 구속영장이나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벌인 A씨 등 보이스피싱 조직원 3명을 악성프로그램 유포 등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약 4년 전 6개월간 일어났던 범죄로, 160여 명이 60억 원을 뺏겼지만, 환수할 방법은 없습니다.
보이스피싱 총책은 중국에 있지만 중국 측의 협조 없이는 검거가 사실상 불가능해, 추가 범죄 우려는 여전합니다.
연합뉴스TV 박상률입니다. (sr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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