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낮잠을 자던 육군 병사가 갑자기 숨져 부검을 해보니 약물 과다 복용에 따른 극단적 선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족과 군인권센터는 선임들이 지속적으로 괴롭히면서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사전 징후가 충분했는데도 부대가 관리를 소홀히 했다며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웅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4월 인천의 육군 부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 모 상병의 어머니가 기자들 앞에 섰습니다.
면회를 가서 아들과 함께 점심을 먹은 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모 상병 어머니 : 몇 시간 전에 함께 고기를 구워 먹고 이틀 후에 휴가 나온다며 다시 만난다고 인사를 나눴는데…]
유족은 이 상병이 부대에서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합니다.
발목이 아픈 탓에 운전병에서 행정병으로 보직이 바뀌었는데, 편한 일을 한다며 선임들이 폭언을 이어갔다는 겁니다.
간부들의 행정 업무까지 도맡는 등 업무 부담도 가중됐다고 말합니다.
[이 모 상병 어머니 : 운전을 하기 어려운 상태라 어쩔 수 없이 행정병 일을 하면서도 선임들 눈치를 많이 봤습니다. 남들은 일과가 끝나면 쉬는데, 우리 아들은 자기 전까지 업무 일을 했고…]
이 상병은 지난 2월 한 차례 투신을 시도했다가 다른 병사에게 제지당했고, 이 과정에서 손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선임들의 괴롭힘 때문에 약물 복용을 통한 극단적 선택을 고려하고 있다고 적힌 당시 군 병원 의무기록도 공개됐습니다.
군의관은 자살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고 부대 간부에게도 조언했는데, 한 달도 되지 않아 이 상병은 결국 스스로 삶을 마감했습니다.
부검 결과, 정신건강의학과와 신경외과 등에서 처방받은 약물 14종을 치사량만큼 복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 인권센터는 사전 징후가 있었는데도 부대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 약물 과다복용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대에서 약을 어떻게 관리했길래 이 상병이 약물에 중독될 정도로 과다 복용할 수 있었는지…]
육군은 수사를 통해 미흡한 부대관리와 일부 부대원들의 부적절한 언행 등이 확인됐다며, 법과 규정에 의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유족이 제기한 의혹을 철저히 수사한 뒤 설명회를 열고 최종 결과를 전달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 : 이수연
그래픽 : 이은선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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