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관람료 면제 한 달…방문객 늘고 지역상권 활기
[생생 네트워크]
[앵커]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전국 60여 개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가 폐지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60여년 만에 무료입장으로 바뀐 건데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자세한 소식 현장 취재기자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정지훈 기자.
[기자]
네, 경북 포항에 있는 내연산 보경사 시립공원에 나와 있습니다.
제 뒤로 보이는 길이 경북 동해안 지역의 대표적인 천년고찰인 보경사로 향하는 입구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면 내연산 폭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나오는데요.
아침 일찍부터 많은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화재보호법 개정으로 지난달 4일부터 대한불교 조계종 산하의 전국 65개 사찰이 무료입장으로 바뀌면서 관람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곳 내연산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도 연간 2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는데요.
포항시에 따르면 방문객 수는 무료입장 시행 전과 비교해 2배가량 늘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포항 시민은 이번 주에만 3차례나 산을 올랐다며 무료입장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주말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서부터 단합대회로 산을 찾는 직장인들까지 유동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주변 상인들도 손님이 크게 늘면서 코로나19 유행으로 움츠러들었던 지역 상권이 다시 활기를 되찾길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수입이 이제 많이 없었는데 이렇게 입장료까지 없어지니까 일단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기대감이 있죠. 상인들이…"
문화재 관람료가 폐지된 전국의 국립공원에서도 방문객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법주사가 있는 충북 보은 속리산의 경우, 지난달 집계된 방문객 수는 10만 5천여 명인데요.
이중 약 7만명이 법주사가 있는 곳으로 입장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규모입니다.
단체나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관람료 폐지로 경제적 부담이 조금이나마 줄고, 이것을 식사나 특산품 구매 등에 사용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입니다.
"3명, 4명씩 오면 2만원이고 2만 5천원이잖아요. 그게 폐지됐다고 하니 2만 5천 원씩 점심이라도 먹고 가면은 부담이 덜 가죠."
[질문]
그런데 방문객 증가로 인한 여러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방문객이 늘면서 문화재 보호 대책과 관광시설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등산객 실화로 인한 산불과 촛불 등으로 인한 사찰 화재로 적잖은 피해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료입장으로 전환한 사찰들은 모두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한 곳인데요.
이곳 보경사도 적광전을 비롯한 6개의 국가 지정 보물을 비롯해 10여 점의 문화재와 기념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찰 문화재는 화재에 취약한 목조 건물이 많기 때문에 관람객 증가에 따른 화재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또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주차장이나 화장실 등 편의시설 부족 문제도 예상됩니다.
한편 일부 탐방객들이 사찰이나 국립공원 내에서 흡연하거나 술을 마시는 등 몰지각한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례도 목격되고 있는데요.
관람객 스스로가 관람 예절과 질서를 잘 지키면서 문화재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포항 보경사에서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daegurain@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