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벤츠도 제조사 공개…전기차 배터리 실명제 도입하나
[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오늘은 경제부 박효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요.
첫 소식 전기차 화재 대응 관련 소식이군요.
배터리 실명제라면, 배터리 이름을 공개한다는 뜻일까요?
[기자]
네, 배터리가 실명을 갖게 된다는 거니까, 배터리 관련 정보가 전면 공개된다는 뜻입니다.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멀쩡히 주차돼 있던 벤츠 차량에 불나서 100여대 넘게 타고 주민들 피해가 극심합니다.
그런데 배터리 어디 거냐. 초반에 파악이 안 됐습니다.
처음에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CATL인 줄 알았는데 국토부가 조사해보니 좀 낯선 회사였죠,
세계 10위인 중국 파라시스 제품이었습니다.
이렇게 전기차 타더라도 배터리가 어떤 제품인지, 제조사에 적극 문의해보기 전에는 알기가 어렵습니다.
영업기밀로 취급하는 업계 관행 때문인데요.
하지만 전기차는 내연차와 달리 배터리가 핵심 부품입니다.
자동차 가격의 상당 부분을 배터리가 차지하고요.
그래서 배터리 제조사와 사양 등을 처음부터 공개하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국내 완성차 업계부터 나섰습니다.
현대차는 자사 전기차 13종에 들어가는 배터리 제조사 전면 공개했습니다.
소형 SUV 코나 일렉트릭 2세대에는 중국 CATL 들어가고요.
나머지는 모두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제품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같은 그룹의 기아도 7개 차종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했습니다.
국내 수입차 1위 BMW는 이번 주 중 홈페이지에 모든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 제조사 공개할 것으로 보이고요.
벤츠 코리아는 사고 이후 제조사 공개 못 한다고 하다가 입장을 바꿔서 오늘 공개했습니다.
소비자 문의가 잇따르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16개 차종 중 14개에 CATL, 파라시스 등 중국 업체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명색이 벤츠라면서 죄다 중국산 사용하냐, 이런 반응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전기차 타시는 분들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닐 텐데요.
정부가 종합대책 내놓겠다고 했고, 어제 회의도 했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담깁니까.
[기자]
네, 우선 정부가 어제 환경부 주재로 긴급회의 열었고 다음 달 초까지는 종합 대책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조사가 어떤 배터리 사용하는지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 필수적입니다.
완성차 제조사 그리고 수입차 업체에 정보 공개하라고 요청하는 건데요.
이를 위해서 배터리 정보 공개하면 자동차 회사에 추가보조금 대당 30만원을 지급하는 방안 검토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과충전 방지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 충전기를 확대합니다.
과충전은 배터리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데요.
충전기에 전력선통신 모뎀이 있으면, 배터리 충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과충전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현재 급속 충전기에는 대부분 장착돼 있지만 완속 충전기에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확대될 필요는 있지만 이미 보급된 충전기는 어떻게 할 거냐 하는 문제는 여전합니다.
이와 함께 배터리 안정성 인증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증을 하려면 여러 실험을 거쳐야겠죠.
배터리가 열과 압력 변화에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등을 테스트해서 국토부 장관이 인증한 것만 시장에 유통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앵커]
올여름 들어 전기차 화재 유독 많은 거 같은데요.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날씨가 더운 것과 전기차 화재는 상관이 있나요?
그리고 당장 전기차 타고, 출퇴근하셔야 하는 분들 입장에서 어떻게 안전하게 탈 수 있는지도 알려주시죠.
[기자]
네 우선, 제가 전기차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폭염이 계속되는 것과 전기차에 불이 나는 게 상관이 있냐? 뭐라고 대답했냐면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해 봐야 알겠지만, 상관없다고 말할 수는 절대 없다.
왜냐면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물질이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전기차 이용하신다면 가능한 직사광선에 노출된 곳을 피해 응달진 곳에 주차하는 게 좋습니다.
지열이 높은 데다 차량을 주차시켜 놨을 때는 배터리 내부로 열전도가 생기면서 내부 온도가 올라갈 수 있고. 화학반응이 일어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전기차는 배터리를 80% 정도만 충전하는 게 좋습니다.
100% 충전하는 건 맥주병에 맥주를 가득 채워 넣고 흔드는 것과 유사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입니다.
전기차는 불이 났다 하면 끄기가 어려운 게 문제다 보니 근본적으로 충전소를 지하 주차장 대신 지상에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런데 논란도 있죠.
신축 아파트 대부분 지상에는 주차장이 아예 없습니다.
정부 대책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전에 점검을 한번 받아보시는 것도 좋은데요.
특히 인천 청라 화재 원인인 벤츠는 내일부터 전국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전기차량을 무상 점검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인데 확실한 대응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키워드 가보겠습니다.
똘똘한 한 채. 최근 서울 집값 심상치 않은데 부동산 이야기군요.
[앵커]
그렇습니다.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 50억원 넘는 고가 아파트 신고가 계약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에서 5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거래 건수는 169건을 기록해서 이미 작년 연간 거래 규모를 넘어섰습니다.
주요 사례를 보시면,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98㎡, 60평 정도 되는 집이 지난달 145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재건축 추진하는 곳이죠.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전용 245㎡는 115억원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초고가 주택 거래 늘어난 것은 규제와 관련 있는데요.
집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 규제 여전하다 보니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진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자산가들이 고가 단독주택이나 빌라 위주로 선호했는데요.
최근에는 사고팔기 편한 고급 아파트 선호하고 있어서 가격이 높아지고 거래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그렇군요,
고가 아파트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많이 늘었다고요.
거래가 늘어난다는 건 가격이 더 오른다는 전망으로 이어지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거래량 급증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사고팔고 활발하다는 것은 시장이 살아난다는 뜻이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인데요.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현재까지 신고된 물량만 7000건에 육박해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어제까지 서울시에 신고된 아파트 거래량은 6912건으로, 아직 신고 기한이 20일 정도 남았으니까 감안해서 보면 7월 거래량은 3년 7개월 만에 최다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거래가 어디서 많았냐 살펴보면 지난달엔 노원, 도봉, 강북구 등 강북권 위주 거래가 늘었습니다.
강남 등 인기 지역에서 시작된 거래 증가가 비강남권으로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주택 거래 늘어났냐 했더니, 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2~3%대로 떨어졌고요.
공사비와 분양가 여전히 높아서 주택 공급 우려는 계속 나옵니다.
정부가 다음 달부턴 대출 조이기에 나설 예정이고요.
그 전에 대출받으려는 수요 몰리면서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다음 키워드 가보겠습니다.
전철역 이름값, 전철역명에도 값이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이 올가을부터 올리브영역으로도 불리게 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서 2016년부터 역명 병기 사업을 진행해왔는데요.
해당 지하철역 1㎞ 이내에 있는 기업이나 병원, 기관이 돈을 내고 역 이름에 자기 이름을 함께 적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출입구나 승강장 역명판 등에도 이름이 추가됩니다.
이번 입찰 결과, 서울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은 CJ올리브영이 10억원에 낙찰받았습니다.
감정 평가 금액은 3억원이 안 됐는데 3배 이상인 10억원을 써서 최종 낙찰됐습니다.
강남역은 '하루플란트치과의원'이 11억 1,100만원에 낙찰받았습니다.
역대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는데요.
재밌는 것은 이 치과 수석 원장이 록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 씨의 남편 김형규 씨라는 것입니다.
이밖에 5호선 여의나루역은 '유진투자증권'이 2억 2,200만원을 써 내 최종 낙찰됐고요.
7호선 상봉역은 한 곳이 단독 입찰했는데 어딘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앞으로는 치과역에서 만나자 올리브영역에서 만나자 이렇게도 바꿔말할 수 있겠군요.
마지막 키워드 보겠습니다.
'욜로' 가고 '요노', 욜로는 알겠는데 요노는 뭔가요?
[기자]
요노는 유 니드 온리 원, 너가 필요한 건 단 한 가지다.
그러니까 꼭 필요한 것만 사라 이런 이야깁니다.
욜로가 인생은 한 번뿐이라며 오마카세 가서 밥 먹고 명품 사는 젊은 층을 일컬었죠.
요노는 그 반대 개념입니다.
고물가에 고금리 이어지면서 지친 와중에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고 쓸데없는데 지출하지 않겠다는 청년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신문사가 농협은행과 함께 고객 3,200만명 결제내역 분석한 결과인데요.
올 상반기 2030 세대의 수입차 구매 건수는 작년보다 11% 줄었고, 중고차 소비는 29% 늘었습니다.
20·30세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는 수입차 소비가 3% 줄어드는 데 그쳤고, 중고차 소비는 제자리걸음 한 것과 대조됩니다.
어떤 음식 먹는지에서도 달라진 소비 패턴 확인됩니다.
상반기 20·30세대의 외식 소비 건수는 전년에 비해 9% 감소했고, 대신 집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편식 소비 늘었습니다.
커피만 놓고 봐도요.
스타벅스나 투썸플레이스 같은 고가 커피 13% 줄었지만 메카커피나 빽다방 같은 저렴한 커피 소비는 12% 늘었습니다.
이런 패턴 왜 바꿨냐 하면 가장 큰 이유는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해져서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30세대 작년 평균 소득은 6,590만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절반 수준이죠.
여기에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도 청년에게 가중되면서 지갑을 닫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사실 욜로족을 향한 기성세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던 것 같은데, 다시 실속 따지게 됐다니 반갑게 들립니다.
오늘 준비한 소식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 박효정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박효정 기자 (bako@yna.co.kr)
[그래픽 : 김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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