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클러스터를 화천으로 옮겨라"…물 공급에 뿔난 화천군
[앵커]
정부가 추진하고 삼성전자가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필요한 공업용수를 화천댐에서 끌어 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러자 화천군민들은 희생으로 지어진 댐을 정부가 수도권과 특정 기업을 위해 사용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부터 250여 명의 강원도 화천군민이 모여 목소리를 높입니다.
정부가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 화천댐의 물을 공급하기로 하자 이를 막아서기 위해 투쟁에 나선 겁니다.
제가 배를 타고 나와 있는 이곳이 화천댐 건설로 만들어진 인공호수인 파로호입니다.
정부는 2035년부터 이곳에서 하루 60만 톤의 물을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난 1944년 화천댐이 지어지면서 266가구가 수몰돼 1,400여 명의 이주민이 발생했고, 축구장 2,800개 면적의 논과 밭, 임야가 물에 잠겼습니다.
지난 69년간 발생한 직간접적 피해는 3조 2600억 원으로, 연간 480억 원 수준입니다.
이처럼 피해가 막심한데 정부가 한마디 협의도 없이 물을 가져다 쓰려한다며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화천군민들 잘 설득해서 좀 도와주십쇼. 그러면 거기에 대한 대안을 충족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해도 이게 될까 말까 한 거예요. 안 그렇습니까?"
화천군은 용인의 반도체 산업단지를 화천에 조성하든가, 물을 쓰는 대신 매년 480억 원의 피해액을 보전하라고 주장합니다.
"전기도 있고 물도 공급하기가 용이한 화천군에 반도체 산업단지 설치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왜 딴짓거리 하고 있느냐 이 얘기 하고 싶은 거예요."
환경부는 화천댐을 상시 방류할 경우 수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생태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회의체를 구성해 합의점을 찾겠다는 입장입니다.
"지역에서 지적하신 물 공급에 따른 혜택의 배분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것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화천군은 중앙정부가 먼저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더욱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영상취재기자 박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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