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쓰고 머리를 묶은 무표정한 얼굴.
일면식 없는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의 증명사진입니다.
그러나 정유정은 신상공개 다음 날 검찰에 송치되며 모자를 푹 눌러써서 현재 모습을 완전히 감췄습니다.
[정유정 / '온라인 앱 살인' 피의자(지난 2일) :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흉악범 신상 공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신당역 스토킹' 살인을 저지른 전주환과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만든 '박사방' 조주빈은 경찰이 공개한 사진과 실제 모습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또, 전 남편을 살해한 뒤 유기한 고유정은 재판 때마다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꽁꽁 가렸고, '택시기사 살인사건' 이기영도 송치 과정에서 얼굴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신상공개 흉악범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수정 /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 혹시라도 나중에 출소했을 때 비슷한 일을 또 저지를 수도 있으니까 재범 방지를 위해서도 이렇게 공개하는 건데 정확한 얼굴이어야지 사람들이 알 수가 있을 것 아니에요.]
영미권처럼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구금하며 찍는 이른바 '머그샷'을 공개하자는 건데 현행법으론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법 개정이 필요한 문제라 최근 국회에서도 피의자 인상착의를 제대로 공개할 수 있게 하는 법률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습니다.
[정점식 / 국민의힘 의원(어제) : 이마저도 포토샵 등의 변형이 가해져 실물과 차이가 큰 만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상 공개 제도의 실효성 확보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중형을 선고받아 한동안 사회에서 격리된 피의자의 현재 모습을 알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흉악범 신상 공개를 결정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머그샷 공개 논의에서 그치지 않고 신상공개 제도 전반을 들여다봐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영상편집: 이주연
자막뉴스: 정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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