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정부의 외교 기조를 강하게 비난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도발적인 발언으로 논란이 됐습니다.
한미 밀착 외교를 겨냥한 것으로,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임성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초청한 자리에서 경색된 한중관계의 책임을 우리나라에 돌리며 내뱉은 '경고성 발언'입니다.
싱 대사의 도발적인 언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10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미중 관계를 언급하며, 한중관계가 고비를 맞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싱하이밍 / 주한 중국대사 (지난해 10월 26일) : 이제 중한 관계는 새로운 고비를 맞았습니다. 새로운 기회도 있고 작지 않은 어려움도 있습니다. 가장 큰 외부적인 도전은 미국이고, 가장 큰 내부적인 어려움은 민심입니다.]
지난달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한중 관계의 현주소가 경색됐다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싱하이밍 / 주한 중국대사 (지난 5월 26일) : 솔직히 말씀드리면 현재 중한관계가 좋지 않습니다. 더 나빠질 위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합니다. 저는 그 원인과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싱 대사의 발언에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담겼다는 게 외교가 중론입니다.
싱 대사가 중국 정부를 대표해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말 그대로 대사이고, 발언이 불러올 외교적 여파를 모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왕선택 /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 외교 센터장 : 작정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계획적으로 한 겁니다. 외교 상황에서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었고요. 이것은 베이징 본부하고 싱하이밍 대사가 사전에 이런 문장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다 조율했다….]
타이완 문제 등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안에 대해 우리나라가 미국에 치우친 입장을 펼친다는 판단하에 공세적인 외교에 나섰다는 분석입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그간 한국 정부는 중국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했을 경우에 그것을 수용하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중국이 나름대로 학습효과가 있어서 비슷한 행태를 했다고 생각됩니다.]
점차 발언의 수위를 높이다 못해 야당 대표를 관저로 불러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 관례를 어긴 것은 물론,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
'늑대 전사'를 뜻하는 이른바 중국의 '전랑 외교' 색채가 본격화하면서 향후 한중관계 개선에는 여론의 반감을 사는 등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영상편집 : 전주영
그래픽 : 홍명화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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