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광연 앵커. 정채운 앵커
■ 출연 : 정민아 성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3년간 눈물을 삼켰던 극장가는 모처럼 맞은 연휴 특수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정민아 성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와 연휴 극장가 분위기 살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본격적으로 얘기 나누기에 앞서서 먼저 화면 보고 가겠습니다.
[앵커]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앵커]
한 가지 화면이 더 있거든요. 다시 한 번 다른 화면을 보겠습니다.
아까는 화면이 흑백이었는데 이번에는 어떤 화면일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그렇게 낯설지 않은 화면인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연휴 극장 앞 풍경인데 95년, 96년 서울극장, 아까 간판도 지나갔고요. 길이 아주 길게 서 있는데 이때는 암표상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현장 매표밖에 없던, 지금은 애플리케이션이나 온라인으로 예매를 하는데 이때는 이렇게 줄을 서야만 극장 앞에서 영화표를 살 수 있었는데. 지금 이해 잘 못 하시죠?
[앵커]
저는 요즘 애플리케이션으로 예매를 하기 때문에 익숙지 않은 모습입니다.
[앵커]
교수님, 이때는 연휴 때 왜 이렇게 극장가에 몰렸을까요?
[정민아]
그때는 90년대는 경제적으로도 우리나라가 괜찮기 시작한 시절이기는 한데 지금처럼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레저나 이런 것들이 풍부하지 않고 아무래도 영화가 어떤 오락이나 여가를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필수 매체였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방학이면 보통 어린이용 만화영화가 많이 나오고 여름이면 공포영화 이렇게 많이 나오는 공식이 있었는데 추석은 주로 어떤 영화들이 많이 올라왔었나요?
[정민아]
추석은 홍콩 무협영화나 블록버스터들이 많이 나왔고요. 90년대에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가 추석 시즌을 많이 휩쓸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대작 영화는 남녀노소 전체를 다 포괄하는 영화다 보니까 추석에 가족 단위의 관람이 많은 그런 관계로 대작 영화가 흥행을 했었어요.
[앵커]
그때는 저렇게 현장에서 표를 사야 해서 그 표를 수집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극장가에 대작도 꼭 올라왔던 것 같은데 당시 나왔던 추석 영화 가운데 지금도 회자되는 작품들도 많고 인기작이 있는데 교수님은 어떤 작품이 기억나세요?
[정민아]
지금도 명작으로 꼽히는 식스센스나 워터월드나 에어포스원 이런 할리우드 대작 영화들이 있었고요. 저는 90년대에 새롭고 신선하게 도회적인 청춘영화로 등장했던 접속이나 처녀들의 저녁식사, 이런 새로운 경향의 한국영화들이 기억이 납니다.
[앵커]
그러면서 저도 기억나는 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금 더 한국영화가 많아졌던 기억이 나는데 이렇게 극장가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언제쯤으로 보면 좋을까요?
[정민아]
2000년대 들어서면서 멀티플렉스가 성장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대기업 중심의 멀티플렉스는 아무래도 온라인으로 좌석을 자기가 직접 예매를 해서 기다리지 않아도 극장을 갈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때부터 영화를 보기가 편리해지고 한국 영화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을 하면서 대작 중심의 유명세 있는 감독 중심의 투자가 원활해지거든요. 그래서 2000년에 공동경비구역 JSA가 한국영화 추석 시즌에 굉장히 큰 흥행을 하면서 그 후에 쭉쭉 한국영화가 추석 시즌에는 성공한다는 흥행공식이 만들어졌습니다.
[앵커]
사실 그러면서 노년층으로 관객층이 확대된 측면도 있고.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요? 지금은 연휴 앞두고 물론 극장가 나들이 계획하는 가족들도 있지만 요즘에는 극장 대신 안방극장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게 고착화됐는데 영화계는 이런 분위기가 울상일 것 같기는 해요.
[정민아]
그렇죠. 영화계는 아주 힘든 시기를 아직도 겪고 있습니다. OTT 드라마가 굉장히 재미있고 그다음에 지금 안방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이 그렇게 큰 어려움이 없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극장에서는 아무래도 스펙터클과 사운드가 굉장히 좋지만 요새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서 안방에서도 굉장히 구현 가능한 것이 많거든요. 그래서 안방 OTT 인터넷과 겨뤄야 하는, 경쟁을 해야 되는 극장 영화는 조금 힘든 상황입니다.
[앵커]
그래도 추석이면 가족들끼리 함께 자동차 타고 극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 같은데 영화관에서만 봐야 되는 영화에 대한 향수라고 봐야 될까요?
[정민아]
그렇죠. 영화관이라는 것은 우리가 2시간에 몰입해서 완전하게 그 스펙터클과 사운드를 향유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울고 웃으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이잖아요. 그런 재미라든지 향수는 잃어버릴 수 없는 그런 추억인 것 같습니다.
[앵커]
올해는 어떨까요? 올해 추석 극장가, 주로 어떤 작품들이 준비돼 있습니까?
[정민아]
지금 추석 극장가 빅3라고 불리는 작품인데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1948보스톤이라는 작품이 있고 그다음에 오컬트 장르로 코미디와 액션이 가미된 천박사 퇴마연구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칸느에서 상영을 했고 그다음에 송강호 배우가 주연을 한 예술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거미집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앵커]
방금 소개해 주신 영화 3개, 1947 보스톤, 천박사 퇴마연구소 그리고 거미집까지 추석 극장가 대표 한국 영화가 배우들 인터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아까 송강호 씨가 삼행시로 미안하지만 거미줄에 관객들의 마음을 집어넣고 싶다고 했는데 성공했습니까? 지금 몇 시간 전 집계일 것 같은데 연휴 첫날 성적표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정민아]
조금 굉장히 아쉬운 성적표이기는 합니다. 지금 차트에 나오지만 16만 명, 8만 명, 그다음에 5만 명. 이건 과거에 첫 연휴에는 30만 명, 40만 명 이렇게 출발을 했거든요, 보통. 그런데 거기에 비해서 굉장히 수치가 많이 떨어지고. 어떻게 보면 팬데믹 이후에 지금 일상화되는 올해 처음 맞는 시즌인데요. 지금이 앞으로의 한국 영화계 극장가의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 같아서 많이 염려가 되고 있는 지경입니다.
[앵커]
아직 연휴 첫날인 만큼 앞으로 남은 연휴 기간 동안 어떤 영화가 또 관객들의 관심을 끌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올여름 극장가에서 한국영화들이 고전을 했습니다. 어떤 이유라고 보시나요?
[정민아]
그동안 3년 동안 한국 영화가 많이 제작을 못했어요. 그래서 창고에 많이 묶여 있었고, 그것들이 일상화되면서 순차적으로 하나씩 풀고 있기는 한데 그러다 보니까 지금의 어떤 이슈나 지금의 현재를 반영하는 영화들보다는 조금은 예전의 이야기들을 담은 영화들이 등장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여전히 영화를 보고 있는 관람 문화가 3년 사이에 굉장히 많이 바뀌었죠. 그것이 다시 원래로 회복되기에는 조금 어려운 지경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저는 그 120년의 영화 역사가 이렇게 굉장한 많은 위기를 건너오면서도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줬거든요. 아무래도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희망을 걸어봅니다.
[앵커]
그 위기를 극복하는 데 이번 연휴가 도움이 될까요? 아까 엔데믹에도 한국영화 시장이 고전했다고 하는데 지금 내수 진작을 위해서 10월 2일도 임시공휴일로 지정이 됐습니다. 이번 연휴가 활력이 될까요, 영화계에?
[정민아]
다양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이번 연휴가 굉장히 길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가족 단위로, 아니면 데이트를 위해서 극장가 나들이를 한 번씩은 하실 거라고 생각이 들고요. 이 긴 연휴 속에 극장에서의 활력을 통해서 가족들끼리 그다음에 친구들끼리 많은 이야깃거리를 생산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앵커]
그리고 약간 다른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다음 달 부산에서 부산국제영화제 비프가 열립니다.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지도부 없이 치러지게 된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건가요?
[정민아]
안타까운 일인데요. 지난 5월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이 사임을 하고 그다음에 몇 가지 내부적인 문제가 발생을 하면서 집행 체제가 조금 무너지는 이런 현상이 있었는데 비상대책위원회가 영화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그다음에 임시공동체제가 지금 다시 구축됐거든요. 그리고 부산영화제는 아시아에서 제일 최고의 영화제라고 하지만 또 세계에서도 굉장히 주목하는 영화제기 때문에 국내외 많은 영화인들이 이 영화제가 무너지는 것을 두고 보지는 때문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협력했고, 아무래도 올해의 프로그램이 역대급으로 굉장히 훌륭한 프로그램과 게스트 구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까 삼행시했던 송강호 씨도 손님맞이에 나선다고 들었고요. 비상체제로 열리는 만큼 규모나 상영 작품도 축소될 것 같지만 내용은 다른가 봐요?
[정민아]
네, 송강호 씨가 아무래도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대표적인 영화인이잖아요. 그래서 호스트가 돼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고요. 올해 칸, 베를린, 베니스 대상들이 전부 포진해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적으로도 개막작 한국 작품도 그렇고 그다음에 아시아의 다양한, 유명한 감독들이 많이 자신의 작품들을 출품해 주고 있어서 다양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축제가 될 것입니다.
[앵커]
총 269편, 공식 초청작 69개국에서 209편 이렇게 상영이 되는데 그중에 교수님이 주목하시는 작품들이 있으면 마지막으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정민아]
아무래도 개막작인 장건재 감독의 한국이 싫어서라는 재미있는 작품이 있고요. 그다음에 칸에서 대상을 수상한 추락의 해부나 베를린에서 수상한 파리 아다망에서 만난 사람들. 그다음에 베니스 대상 작품이고 미국에서도 굉장히 주목하고 있는 가여운 것들, 이런 작품들을 주목하고 싶습니다.
[앵커]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교수님께서 이번 연휴 기간의 성적표가 앞으로 영화계의 바로미터가 될 거라고 말씀하셔서. 사실 OTT에 대한 불만만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앞으로 영화계 입장에서 지금 이 시점을 기점으로 어떤 점을 돌파해야 된다고 보십니까?
[정민아]
총체적으로 조금 고민을 많이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이게 연휴가 끝나면 또 비수기로 접어들거든요. 그래서 연휴 기간에 굉장히 고심을 많이 해야 되는데 마케팅이나 경쟁이 굉장히 과열돼 있는 지경입니다. 그래서 우리 관객 입장에서도 관객 평점이나 이런 데 너무 좌우되기보다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영화 정보를 많이 접수를 해 주시면 좋겠고요. 올해 세 편의 빅3 영화들이 저는 작품적으로나 재미 면에서 정말 손색없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기회를 활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민아 성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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