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말을 맞아 연극 걸작들이 찾아왔습니다.
80대의 신구, 박근형 배우가 베케트의 대표적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에 첫 도전장을 냈고, 국립극단의 대표작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6번째 막을 올렸습니다.
과거 공연의 흥행기록과 함께 예술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앙상한 나무 아래에서 두 방랑자가 무의미한 대화를 이어가며 하염없이 '고도'를 기다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적 부조리극 '고도를 기다리며'
80대의 신구, 박근형, 박정자 배우가 처음으로 이 작품에 도전합니다.
[신구 / 배우 (에스트라공 역) : 오래전부터 해보고 싶은 연극인데 그동안 기회가 없어서 못했어요. 이제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데 이걸 놓치면 평생 못하는 거다. 그래서 과욕을 좀 부렸습니다.]
원로배우 3명의 연기경력만도 총 182년,
이들과 오경택 연출이 호흡을 맞추는데 독창적 해석으로 반세기 넘게 사랑받아온 거장 임영웅 연출의 벽을 넘을지 과제입니다.
주인공들의 끝없는 기다림을 보며 웃다 불현듯 마주하게 되는 현대인의 자화상, 희극 속 비극성을 가슴 깊이 스며들게 할지 관건입니다.
'동양의 햄릿'으로 불리는 중국 비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다시 관객을 찾아왔습니다.
2015년 초연 이래 벌써 6번째 공연, 국립극단 창단 이래 전무후무한 기록입니다.
출연 배우들이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기량과 연기 조화가 무르익은 점이 강점입니다.
[하성광 / 배우 (정영 역) : 숙련된 케미, 세월을 지나오면서 깊어진 내면, 이런 것들이 정말로 무대 위에서 강물처럼 흐르는 그런 작품입니다. 훨씬 더 짙어진 것 같아요.]
올해 '조씨고아'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는 과거 이룬 성과와 제작진의 초심입니다.
[고선웅 / 연출 : 처음처럼 계속 그것을 유지하고 그게 전체 집단 에너지가 계속 그것을 유지하는 긴장감과 그런 마음, 그런 태도, 이런 게 가장 중요한 경쟁자라면 그것과 경쟁해야 될 것 같습니다.]
개막 이후 연일 매진인데 역대 최고 기록은 2017년 공연으로, 21회 공연에 7,758명이 관람해 객석 점유율 96%를 달성했습니다.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김종완
화면제공 : 국립극단, 파크컴퍼니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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