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안세영 선수 폭로 이후 시작된 배드민턴협회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최종 조사 결과가 오늘 공개됩니다.
지난달 중간 조사 결과 발표 때 이미 선수단 운영과 후원금 문제 등을 지적했는데 오늘은 관련 인사들에 대한 조치도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정우 / 문체부 체육국장]
대한배드민턴협회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안세영 선수 인터뷰를 계기로 8월 10일 문체부는 조사단을 꾸렸고 국가대표 지원, 불합리한 제도개선, 보조사업 수행 내역 협회 운영 실태, 협회 내 직장 괴롭힘 등 5가지 분야를 조사하였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총 51명의 국가대표 선수단 중 김학균 감독, 안세영 선수를 포함한 총 36명의 개별 의견을 청취하였습니다.
나머지 15명은 국제대회 출전, 전국체전 준비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선수들의 의견 청취 결과, 선수들이 원하는 바는 안세영 선수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국가대표 지원,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마케팅 전문가,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관계자, 실업팀 관계자, 전직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개별적인 의견을 수렴하였습니다. 조사단은 김택규 회장을 제외한 협회 관계자들에 대한 대면조사도 진행하였습니다.
김 회장은 지난 9월 26일 대면 조사 현장에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조사단은 조사 종료 시점을 10월 11일에서 10월 31일까지 연장하였고 수차례 김 회장 측에 출석 요청을 하였지만 결국 조사기간 내에 대면조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김 회장에게는 조사 결과 통보 후 주어지는 1개월간의 이의신청 기간 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예정입니다. 주요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지난 9월 10일 중간 브리핑에서 발표한 사항은 조치 결과를 중심으로 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단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여 낡은 관행을 혁신하고 국가대표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첫째, 선수의 부상관리체계를 대폭 개선하겠습니다. 먼저 부상 진단부터 재활치료까지 선수 개개인의 선택권을 보장하겠습니다. 현재는 명확한 규정 없이 그때그때 결정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선수가 원하는 의료기관에서 부상 관리를 하게 됩니다. 둘째, 진천국가대표 선수촌의 의료인력과 공간을 확충하겠습니다. 현재는 국가대표 선수에 비해 의료지원이 부족하기에 특정 시간에 몰리거나 진료가 지연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국가대표 선수들도 프로스포츠 선수들처럼 국가대표 선수 선발 직후 메디컬 체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토대로 선수는 몸 상태에 따른 관리를 받도록 만들겠습니다.
셋째, 선수촌 생활과 관련된 부조리한 문화를 개선하겠습니다.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들의 공휴일과 주말에 외박, 외출이 극히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훈련이 없는데도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인권의 문제입니다.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외출, 외박을 허용하고 국제대회에 임박하거나 전염병 등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만 제한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습니다. 청소, 빨래, 외출 시 보고 등 부조리를 없애겠습니다. 금년 4월 안세영 선수의 건의 후 여자선수단 내에서는 그러한 관행이 없어졌으나 남자선수단 내에 아직 남아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대한체육회도 지난 9월 말 국가대표 강화훈련 운영지침을 개정하여 사적 용무 지시를 금지하였습니다. 문체부는 내년부터 전체 국가대표 선수를 대상으로 반기별로 전수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점검하겠습니다. 2023년 4월부터 의무화되고 있는 선수촌 내 새벽훈련, 산악훈련을 폐지하겠습니다. 선수들은 훈련 효과보다는 부상의 위험을 더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그 시간대에 각 종목 선수단 상황에 맞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바꾸겠습니다.
넷째,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들이 단식과 복식 맞춤훈련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지도자를 동원하고 스포츠과학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코치진 인력이 부족해서 막내들은 자기들끼리 운동한다, 훈련 방식도 몇 년 전과 항상 똑같다라는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였습니다. 다섯째, 선수 개인 트레이너의 국가대표 훈련 참여를 보장하겠습니다. 현재 관련 제도는 없으나 대부분 종목에서 사실상 이를 불허하고 있습니다. 2023년 카타르아시안컵 이후 대한축구협회가 마련한 개인 트레이너 제도를 다른 종목으로 확산하겠습니다.
여섯째,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제대회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 곧바로 선수촌에 입촌하지 않고 일정 기간 휴식을 보장하겠습니다. 선수들이 시차 적응, 몸 관리의 어려움,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일곱째, 1진 국가대표 선수들과 2진 선수들이 전략적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1진 선수들은 너무 많은 대회를 출전하여 혹사당해 선수 생명 단축을 걱정하는 반면, 2진 선수들은 스스로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없는 국가대표라고 자조합니다.
우리 선수들도 국제대회 수준에 맞춰 전략적으로 대회 출전을 보장하고 있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선수단이 당장의 성적에 급급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단 전체의 경기력을 강화하며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여덟째, 배드민턴협회가 국가대표 선수단과 관련한 중요한 정책 결정을 할 때 최소한 지도자의 의견은 반드시 청취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현재는 그러한 소통 창구가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다음으로 배드민턴협회에만 남아 있는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선수의 권익을 보장하겠습니다. 첫째,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을 없애겠습니다. 먼저 협회는 국가대표 선수가 자비로 해외 프로리그, 해외 초청 경기를 참가하는 것도 규제하고 있었습니다. 이를 폐지하겠습니다. 또한 비국가대표 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제한 역시 철폐하겠습니다. 현재는 5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동을 하고 남자는 만 28세, 여자는 만 27세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를 철폐하겠습니다.
선수단은 선수의 직업 행사 자유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국가대표 선수가 국제대회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고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진 선수가 세계랭킹 관리를 해야 되는데 이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문체부가 지난 9월 12일 시정 권고를 하였으나 협회는 아직 미온적인 입장입니다. 이에 이를 시정 명령합니다. 둘째, 후원계약에서 선수의 권리를 강화하겠습니다. 경기력과 직결된 라켓, 신발에 대한 선수의 선택권을 보장하겠습니다.
최근 협회는 후원사의 계약 변경 협의가 완료될 때까지 안세영 선수의 신발에 국한하여 한시적, 제외적, 예외적으로 자율권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기용품을 특정 선수에 대한 시혜로써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이는 모든 선수의 보편적 권리에 해당됩니다. 협회에 시정명령하고 협회가 미온적 태도를 계속 고수하거나 추가 협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문체부가 직접 조정하겠습니다. 국가대표 유니폼에 선수의 후원사 로고를 노출할 수 있는 권리도 되돌려주겠습니다.
협회의 규정상 노출 가능한 5개의 로고 중 1개는 선수의 권리라고 명기되어 있으나 현재 5개 모두 협회 후원사만을 노출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기존 후원사 계약이 종료되는 2025년 3월 이후에는 선수의 권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문체부는 계약 종료 전이라도 선수가 원하는 경우, 규정대로 조치할 것을 요구합니다. 셋째, 배드민턴 복식 국가대표 선발 방식을 개선하겠습니다. 현재는 경기력 70%, 평가위원회의 평가점수 30%입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추첨에 의한 경기력 측정은 실력보다는 운이 크게 작용하고 주관적 평가는 자의적 선발을 가능케하여 둘 다 문제가 있습니다.
조사단은 국가대표 선수단, 실업팀 관계자, 배드민턴 전 국가대표 선수 등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였고 이에 주관적 평가를 전면 폐지하고 세계랭킹 32위까지는 우선 선발되도록 하며 만 23세 이하 주니어 국가대표 별도 선발 등 개선안 도입을 권고합니다.
협회가 이러한 개선안을 도입한다면 국가대표 선수 수를 증원하여 변화의 과정에서 어떠한 선수들도 피해를 받지 않도록 문체부는 돕겠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정부가 직접 선수 선발 방식을 결정하는 것보다 협회가 개선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입니다. 넷째, 배드민턴 선수의 연봉과 계약기간을 개선합니다. 9월 24일 실업 배드민턴연맹 실업팀 관계자와 연석회의를 개최하였고 연봉, 학력 차별 폐지, 연봉인상률 제한 폐지, 계약기간 축소, 우수 선수 최고 연봉 및 계약기간 예외 인정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실업팀 23개 중 15개가 지자체에 소속된 것을 고려하여 지난 10월 29일 유인촌 장관 주재 시도체육국장 회의에서 지자체가 실업연맹의 자발적 개선에 동참하도록 당부하였습니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만큼 문체부는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선수에 대한 불합리한 징계 폐지입니다. 지난 9월 12일 즉각 폐지를 권고하였습니다. 협회도 이에 즉시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이행 상황을 계속 점검하겠습니다. 보조금법 관련 사항입니다.
보조금법 위반 사항은 엄정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첫째, 승강제, 유청소년 클럽 리그 사업입니다. 보조금법 위반 행위에 대해 보조금 환수를 위한 사전 절차로서 10월 30일 협회에 의견 제출을 요구하였고 보조금 부정수급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반환액과 제재 부과금을 최종 통보할 예정입니다. 보조금법상 위반액의 반환 책임은 보조사업자인 대한체육회에 있습니다. 보조금법 위반과 후원물품, 횡령, 배임 의혹에 대해서 10월 29일 송파경찰서에 수사 의뢰하였습니다.
아울러 보조금법 위반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회장에게는 해임을, 사무처장에게는 중징계를 요구합니다. 관련 담당자 역시 징계를 요구합니다. 둘째, 배드민턴 상임심판 재개를 요구합니다. 협회는 일방적으로 운영을 중단하며 상임심판들을 사실상 해고하였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협회 정관 위반입니다.
뿐만 아니라 상임심판 폐지에 따른 심판의 공정성 확보, 재정 부담 증가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협회의 주장대로 일부 상임심판의 수당 중복 수령 문제가 있었다면 당사자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될 일이지 이를 사유로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나머지 관련 사항들도 보조금법대로 엄정히 처리하겠습니다. 협회의 부적절한 운영 실태 전반에 대해 시정을 촉구합니다.
첫째, 배드민턴협회 전관을 위반하여 실질적으로 보수를 지급받은 임원에게 보수 반납을 요구합니다. 협회는 부회장과 전무이사에게 성공보수 6800만 원을 지급하였고 회장과 전무이사에게는 설날 명절 상여금으로 각각 100만 원, 50만 원도 지급한 바 있습니다. 둘째, 협회는 임원들이 자체 예산을 방만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문체부에 보고하시기 바랍니다. 전무이사가 받은 수당 중 원천징수되지 않은 금액들은 세금을 납부하시기 바랍니다.
문체부는 관련 사실을 10월 30일, 과세관청에 통보하였습니다. 셋째, 협회 규정을 위반하여 지정한 공인구 지정해제를 요구합니다. 협회 임원이 재직 중인 업체는 공인용품으로 지정받을 수 없는 제척 사유를 위반하였습니다. 아울러 규정을 위반한 직원들에 대한 경고 조치를 요구합니다. 넷째, 불합리한 결정을 주도한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의 해촉을 요구합니다. 일부 위원이 나서서 징계를 무마하거나 1심 재판에서 아동학대 판결이 난 사람을 단순히 항소했다는 사유로 자격정지를 해제한 바 있습니다. 조사단은 협회 직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한 회장을 10월 28일 근로기준법에 따라 관계기관에 신고하였습니다. 노무법인이 협회 직원 18명 중 17명을 대면조사한 결과, 언론에 보도된 욕설과 폭언 등이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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