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23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얼룩말 한 마리가 탈출해 3시간 동안 도로와 주택가를 활보하는 소동이 벌어졌죠.
그런데 이제 막 청년기에 접어든 이 얼룩말 '세로'에겐, 슬픈 사연이 있었습니다.
강민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얼룩말이 뛰어가서 깜짝 놀랐어!"
평일 오후, 서울 시내 도로와 주택가에 난데없이 등장해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한 '세로'.
지난 2019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난 수컷 얼룩말입니다.
"잘 생겼다, 아우 너무 예쁜데."
얼룩말의 평균 수명이 25년에서 35년쯤 되는 걸 고려하면, 이제 막 청년기에 접어든 나이.
아직 한참 어리다고도 볼 수 있지만, 알고 보니 슬픈 속사정을 품고 있었습니다.
지난 1월 서울시설공단이 SNS에 공개한 영상입니다.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던 아기 얼룩말 세로는 지난 2021년 여름 엄마를, 이듬해 초엔 아빠를 하늘나라로 연달아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조경욱 /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팀장 : 얘가 엄마 아빠랑 같이 있었을 때는 그런 게 없었는데 처음에 엄마가 (고령으로) 죽는 걸 바로 앞에서 목도했고…원래 얼룩말이나 초식 동물들은 무리를 지어서 사는 동물들인데 혼자 있다 보니까.]
부모를 잃은 뒤 세로는 달라졌습니다.
사육사의 말을 듣지 않거나 집에 잘 들어가지 않는 건 다반사.
이웃집 캥거루와 몇 차례나 싸우기도 했습니다.
[조경욱 /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팀장 : (캥거루) 가족의 울타리 쪽으로 기웃거리는 행동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세로는 주둥이를 내밀고 하다가 몇 번 투닥거리고 이빨 물리고 이런 일들이 조금 있었어요.]
마음을 다친 세로를 달래주기 위해 간식을 챙겨주고, 장난감도 주며 부쩍 관심을 쏟던 사육사들도 이번 소동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도 세로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돌아와 다행이라는 마음뿐입니다.
[조경욱 /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팀장 : 아침에 저희가 가서 확인해 보니까 그냥 '무슨 일이 있었어요?' 하는 것처럼 그냥 멀뚱멀뚱 사육사를 이렇게 쳐다보더라고요.]
어린이대공원 측은 올해 상반기 안에 얼룩말 우리의 울타리를 목제에서 철제로 바꾸고, 오래돼 낡은 건물도 수리할 예정입니다.
또 내년엔 다른 동물원에서 세로의 짝이 될 암컷 얼룩말을 데려와,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줄 계획입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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