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현·박생광 2인전…잊혀진 한국화 거장을 만나다
[앵커]
서양 미술에 대한 관심은 어느때보다 높지만 정작 우리 전통의 한국화는 푸대접을 받고 있는데요.
해방 전후 동시대를 함께한 한국 채색화의 대가 두 사람의 전시가 열려 관람객들의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박효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함지박을 머리에 이고, 장터로 향하는 여인. 잠이 덜 깬 아이는 등에 업혔고, 큰 아이는 가지 않으려고 떼를 씁니다.
박래현 화백이 한국 전쟁 직후인 1956년, 피난지 군산에 남겨진 여성들의 어려웠던 삶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일본 유학시절 하숙집 주인의 딸을 화폭에 담았습니다.
붉은색 화장대와 검은 기모노가 대비를 이루는 가운데 섬세한 묘사가 돋보입니다.
1960년대 추상회화를 실험하고, 여성 화가 최초로 판화를 연구하는 등 빛나는 성취를 이뤘지만 남편 김기창 화백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박래현의 대표작 88점을 모았습니다.
"남편 김기창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면서 많은 매체에서 큰 성과를 이룬 작가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한손으론 머리카락을 한손엔 치맛자락을 움켜잡은 여인이 수줍은 표정으로 섰습니다.
오방색의 강렬한 색감으로 한국 채색화의 존재감을 알린 박생광의 작품입니다.
민속과 불교, 무속 등 다양한 한국적 소재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해석했지만 그 역시 걸맞은 평가는 받지 못했습니다.
서양 미술이 대세인 요즘, 한국화의 통쾌한 반전이 될만한 이번 전시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박효정입니다. (ba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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