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째 이사한 국가등록문화재 '대전역 철도보급창고'
[앵커]
대전에 있는 국가등록문화재인 대전역 철도보급창고가 이사를 했습니다.
단순히 안에 있는 물품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문화재 건물 전체를 통째로 들어서 이동시켰는데요.
600m 옆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문화재도 보존하고, 부지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거대한 목조 건물이 트레일러 위에 올라서 있습니다.
길이만 41.8m, 폭 9.5m, 높이 6.5m의 국가등록문화재 대전역 철도보급창고 입니다.
해가 지고 차량 통행이 끊긴 시간, 서서히 트레일러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거북이 걸음을 하며 천천히 나아갑니다.
문화재 보존을 위해 이렇게 건물 전체를 통째로 들어 모듈 트레일러로 이동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평균 시속 3km의 속도로 600m 옆 신안2역사공원 부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이동과 새로운 장소에 안착하기까지 2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렸습니다.
1956년에 지어진 대전역 철도 보급창고는 옛 철도청에서 필요로 하는 물자를 이동·보관하던 창고로 건립됐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 사용하던 기술로 지어져 트러스 목구조로 지붕을 만들고, 건물 내부에도 기둥을 설치하지 않아 공간 활용성을 높였습니다.
이런 구조적 특징으로 희소가치가 높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대전의 근현대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건축 문화재이고요. 지역을 넘어서 국가등록문화재 중에 창고로 등록된 첫 문화재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있던 건물들이 다 철거되고 주변은 주차장으로 활용되면서 문화재만 섬처럼 덩그러니 남았었습니다.
게다가 해당 지역이 대전역 복합환승센터 부지로 지정되며 피치 못하게 보금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국내 최초로 해체 없이 문화재를 통째로 이전함으로서 문화재 보존 방식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고 새 지평을 열었다는 데 큰 의미를…"
대전시는 옮겨진 대전역 철도보급창고를 전시·문화·공연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ji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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