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된 집터 처음 돌아온 마우이 주민들…"잔해 한 조각이라도 건졌으면"
[앵커]
하와이 최악의 산불 피해를 겪은 마우이섬 주민들이 한 달 반여 만에 이전에 살던 집터를 찾았습니다.
집은 불에 타 사라졌지만, 추억이 깃든 삶의 터전에 작별인사를 건넸는데요.
로스앤젤레스에서 임미나 특파원입니다.
[기자]
산불로 타버린 마우이섬 라하이나 마을 입구에 선 주민 차량이 통제요원들의 확인을 거친 뒤 안쪽으로 진입합니다.
현지 당국이 대형 산불 이후 처음으로 화재 피해지역을 주민들에게 개방한 겁니다.
주민들은 마을 입구에서 통행증을 발급받아 자신이 살던 집터를 둘러볼 수 있게 됐습니다. 화재 발생 이후 48일 만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살던 집이 흔적도 없이 불에 타 폐허가 된 모습을 확인한 주민들은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화재 이후 이곳에 처음 와본 사람들은 처음에는 피해 규모와 정도에 당황한 것 같습니다. 한 집주인은 '대릴, 나무가 없어요.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말했죠. 하지만 대체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온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정말 감정적입니다. 때론 그냥 들어와서 처음 본 순간에 충격을 받기도 하죠."
이곳에서 13년 동안 살았다는 한 주민은 집터에서 작은 유리 항아리 말고는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남아 있는 한 조각이라도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8일 마우이섬 서부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해변 마을 라하이나를 덮쳐 최소 97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재민 약 7천500명은 호텔 등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당국은 조만간 이 지역의 화재 잔해물을 철거한 뒤 본격적인 재건 작업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연합뉴스 임미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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