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력 충돌을 겪은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아르메니아계 주민 10만 명이 탈출했습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메니아 정부는 현지 시각 기준으로 어제 나고르노-카라바흐에 살던 아르메니아계 주민 10만417명이 자국으로 들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약 12만 명으로 추정되는 지역 주민 가운데 대부분이 삶의 터전을 버리고 떠난 것입니다.
유엔난민기구도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탈출했고, 이 중에는 배고프고 지친 사람들이 많아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대규모 피난민 유입 사태에 직면한 아르메니아 정부는 유럽연합에 인도적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나고르노-카라바흐는 국제적으로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이지만 주민은 아르메니아계가 대부분이어서 옛 소련 시절엔 광범위한 자치권을 인정받았다가 지난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은 1991년 자칭 '아르차흐 공화국'을 세우고 군대를 운영하며 아제르바이잔과 여러 차례 무력 분쟁을 겪어 '캅카스의 화약고'로도 불립니다.
지난 19일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일대를 공습하자, 30년 넘게 무력으로 맞서며 지역을 지켜온 자치 세력은 사실상 아제르바이잔에 통제권을 뺏겼습니다.
자치 세력은 휴전에 합의한 뒤 무장해제를 조건으로 주민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아제르바이잔 정부와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신변 안전에 위협을 받는다고 느낀 아르메니아계 주민들의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YTN 신웅진 (ujsh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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