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안젤름 키퍼의 작품이 가을바람을 타고 대전을 찾아왔습니다.
릴케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을 통해 폐허에서 움트는 희망을 노래합니다.
이교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새로 단장한 미술관에 가을빛이 가득합니다.
런던의 하이드 파크를 거닐다 매료된 낙엽에 물든 빛의 색감입니다.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안젤름 키퍼는 릴케의 시 '가을'에서 영감을 받은 신작을 선보였습니다.
2차대전의 폐허 속에서 태어난 작가는 화폭에 연금술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납과 금으로, 흙, 모래 등으로 희망을 켜켜이 쌓아 올립니다.
[함선재 / 헤레디움 관장 : 삶의 순환에 대한 이야기를 하심과 동시에 또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실패를 정면으로 맞서고 또 이겨내서 그게 또 밑거름이 되어서 새로운 시작으로 나아간다는 그런 의미에서 희망찬 메시지를 가지고 계세요.]
안젤름 키퍼의 전시가 대전의 새 미술관 '헤레디움'에서 열려 더 뜻깊습니다.
일제강점기 경제 수탈을 위해 세워진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
일제의 잔재로 폐허가 될 운명에 처했다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곳이기 때문입니다.
[함선재 / 헤레디움 관장 : 저희가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을 하면서 이제 폐허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와 많이 연결되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가을'로 이렇게 만들게 됐습니다.]
백 년의 상처와 회복이 공존하는 공간에서 과거와 현재, 인간과 자연이 만나고, 릴케의 시가 흐르는 화폭 위에서 두 거장은 시공을 넘어 교감합니다.
땅바닥에 나뒹구는 낙엽이 흙으로 태어나듯 누군가의 폐허에서 희망이 다시 피어오르길…
YTN 이교준입니다.
촬영기자 : 김종완
그래픽 : 유영준
■ 전시 정보
안젤름 키퍼
내년 1월 31일까지 / 대전 헤레디움
■ 안젤름 키퍼 화폭에 적힌 시
하늘의 먼 정원들이 시들어 버린 듯
부정하는 몸짓으로 잎이 진다.
- 릴케의 시
YTN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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