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원룸에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 경기 화성시 신축 아파트에 신혼집을 마련한 A 씨.
지난 15일, 사전점검을 위해 오는 11월 입주할 집을 찾았다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A 씨 / 아파트 입주 예정자 : 안방 문을 여는 순간 푸세식 화장실 같은 악취가 쏟아졌어요. 검은색 비닐봉지가 있더라고요. 그 비닐봉지에서 악취가 나서 비닐봉지를 꺼내서 열어 보니까 사람 인분이 들어있고 그 사람이 해결한 휴지까지 같이….]
악취의 원인은 다름 아닌 인분이었습니다.
동행한 건설사 직원은 대수로울 것 없다는 듯 자리를 떴고, A 씨는 인분이 든 봉투를 직접 버려야 했습니다.
이후 A 씨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세대 교체 등 피해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건설사는 입주 전 사전점검 단계라 집을 바꿔 주거나 금전으로 보상할 책임이 없다며, 화장실 천장 교체와 도배, 항균 처리만 약속했습니다.
이어 자신들을 음해하려는 세력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신고해 범인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건설사 관계자 : 저희도 누군가가 어떻게 보면 우리 현장을 음해하려고 그렇게 했다는 거에 대해서 상당히 지금 어떻게 보면 분개를 하고 있고….]
건설현장이나 새 아파트에서 인분이 발견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대부분 노동자가 시공 중인 건물 안에 용변을 보면서 생기는 흔적입니다.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그마저도 1층 야외에 설치되는 열악한 노동 환경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한번 화장실에 갔다 오려면 20~30분씩 걸리다 보니 빨리 작업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어쩔 수 없이 공사 구간에서 볼일을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전재희 /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 지금 현재 법 조항에는 인원수 대비해서 변기를 설치하게 하는 조항이 안 되어 있고, 두 개 층마다 화장실이 설치돼 있으면 좋겠다는 건데 이거에 대해서는 전혀 법 반영은 안 되어 있고요.]
지난해 신축 아파트 인분 문제가 크게 논란이 되며 고층 건설 현장엔 5층마다 화장실을 두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도 발의됐는데, 아직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신축 아파트 인분 문제. 단순 해프닝으로 다룰 게 아니라, 화장실 등 건설 현장 휴게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시공사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ㅣ신 홍
그래픽ㅣ김효진
자막뉴스ㅣ이 선
#YTN자막뉴스 #신축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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