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령인구 감소로 문 닫는 대학이 늘고 있는 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닌데요.
최근 강원지역 한 대학은 내년 신입생 모집을 아예 포기했습니다.
홍성욱 기자가 위기에 처한 지방대학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잡초가 무성한 캠퍼스.
학생들이 사라졌습니다.
강의실도 마찬가지.
책상도, 의자도 그대로인데 학생은 없습니다.
지난 1995년 문을 연 강원관광대학교.
카지노학과와 실용음악과, 호텔 관광과 등 한때 천 명 넘는 학생이 있었지만, 이젠 입학정원 90여 명을 채우기도 버겁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난 2020년, 간호학과를 제외한 모든 학과를 폐과했습니다.
문 닫은 학과가 있던 건물입니다. 재학생이 없으니 5층짜리 건물을 이용하는 사람은 단 1명도 없습니다. 문도 이렇게 굳게 닫혀 있습니다.
급기야 내년 신입생 모집도 포기한 상황.
대학은 폐교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재학생들은 이 대학에서 졸업하는 게 마지막 바람입니다.
[강원 관광대학교 재학생 : 학과도 폐과해서 아예 없어지고 하니까 이런 사태를 계속 예견하듯이 교수님들도 그럴 것 같다고 얘기도 하고 아무래도 많이 떠나시는 분들 많아서 솔직히 다들 예상은 하고 있었어요.]
대학이 문을 닫으면 어떻게 될까?
산 아래 자리한 웅장한 건물.
외부의 출입을 막기 위한 가림막은 누군가 훼손했습니다.
깨진 유리창, 엉망이 된 강의실, 대학은 우범지대로 전락했습니다.
대학이 문을 닫은 지 벌써 5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캠퍼스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면서 건물은 이렇게 폐허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총장이 400억 원에 달하는 교비를 빼돌렸고, 체불임금이 300억 원이 넘는 등 부실한 운영으로 문 닫은 한중대학교.
대학을 기반으로 생업을 이어온 주민들도 떠나면서 이제는 아무도 찾지 않습니다.
[인근 주민 : 이 학교 폐교된 뒤로 상가들도 없어지고 원룸도 없어지고 활성화가 전혀 안 되고 있어요. 모든 게 마비된 상태죠.]
지난 2000년 이후 폐교된 대학은 19곳, 모두 비수도권 대학들입니다.
대학 폐교는 상권 몰락에 이어 지역 소멸로까지 이어지는 상황.
학령인구 급감 속 지방대학을 살릴 대책이 필요합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 박진우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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