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계엄은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면서, 또 동시에 과정 자체가 허술하고 곳곳에 허점이 많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024년이 맞나 의심하게 만든 계엄, 어떤 게 허술했던 건지 지금부터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계엄군 동원 과정에서 북한 때문이라고 병사들을 속였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계엄군이 뭘 해야 하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태로 국회에 투입됐다는 겁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 관련 상황이 심각하다" "장관이 상황이 발생하면 707을 부른다고 했다"
계엄 3시간 전인 어제(3일) 저녁 8시쯤, 육군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부대원들에게 전파됐다며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공개한 문자메시지입니다.
박 의원은 이 때문에 부대원들이 구체적 지침 없이 북한 관련 상황으로만 알고 국회에 투입돼 어리둥절한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군에서는 "공식 확인이 불가하다"는 입장인데, 만약 주장이 사실이라면 '북한을 핑계'로 속여 무장병력을 동원한 셈입니다.
또 지시가 명확하지도 않은 상태로 계엄군이 투입된 걸 보여줍니다.
박 의원은 계엄 한 시간 뒤인 자정 무렵 헬기가 국회에 착륙했고, 707 대원들은 40~50분이 더 지난 오늘 새벽 0시 45분쯤에야 본청으로 들어왔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어제 국회엔 특전사와 수방사 예하 정예부대가 투입됐지만 다소 허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의원과 보좌진들보다 현장에 늦게 도착했고, 행동 지침도 구체적이지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엄효식/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 : 급조해서 계엄령을 내린 거 같은 이미지를 받게 되거든요. 본관을 장악한다든지 의원들을 끄집어낸다든지. 국회를 못 들어가게 막는다든지 (일사불란한 지시가) 제대로 없는 상태로 그냥 국회를 간 거 같아서…]
극소수만 아는 상태에서 계엄을 정교하게 준비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박재현 김영묵 유규열 / 영상편집 오원석 / 영상디자인 강아람]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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