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계엄 사태는 가뜩이나 위기 상황인 우리 경제에 기름을 붓는 셈이 됐습니다. 밤새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국내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계엄이 해제되면서 오늘(4일)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열리긴 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졌습니다.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긴급 특별담화를 시작한 오후 10시 23분.
1400원대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에 진입하고 몸싸움이 벌어지기 직전인 새벽 0시 17분쯤 환율은 1446원을 찍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진이 남아있던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후에야 1420원대로 떨어집니다.
미국 뉴욕 증시에선 한국 대표 기업들로 구성된 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 가격이 장중 7% 급락했다가 1%대로 하락 마감했습니다.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30% 급락한 8천만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금융시장 파장이 커질 걸 우려한 한국거래소는 계엄령이 완전히 해제된 오늘 아침에야 증시 정상 개장을 결정했습니다.
오늘 1.97%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1.44% 내린 채 2464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스닥도 677.15로 마감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41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밤보다는 진정된 모습이지만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약 4000억원을 팔아치웠습니다.
내년 조기 선거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단 판단이 깔린 겁니다.
정부는 어젯밤과 오늘 아침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불안감 진화에 나섰습니다.
[최상목/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실물경제 충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시간 경제·금융 상황 점검 TF를 운영하여…]
금융통화 당국은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10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를 준비하고, 한시적으로 채권을 사들여 유동성을 풀기로 했습니다.
다만 다음 달 트럼프 취임으로 내년 기업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당분간 증시 출렁임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식 변경태 이경 공영수 / 영상편집 김지우 / 영상디자인 조영익]
정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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