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현실적인 밤이 지나고 오늘도 시민들은 일터에서 또 학교에서 일상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또 모여서 "일상을 지키자"고 외치고 있는데, 바로 광화문 광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이자연 기자, 뒤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데요. 어떤 상황입니까?
[기자]
제 뒤뿐만이 아니라 저희를 둘러싸고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이곳은 광화문광장 동화면세점 앞인데요.
여기서 시작된 인파가 도로까지 빼곡히 채우고 있습니다.
집회가 끝나고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용산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저희도 행렬을 따라 함께 걸으면서 이 상황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촛불집회인 만큼 손에는 모두 촛불을 들었습니다.
보시면 팻말도 들었는데요.
"내란죄, 윤석열 퇴진"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앞쪽에서는 무대도 설치됐었습니다.
그곳에서는 공연,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제가 대기하며 들어봤는데 대학생 한 명은 "여러분 간밤에 잠 좀 주무셨냐. 저는 한숨도 못 잤습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계엄이 비록 해제됐지만 끝난 게 아니니 방심하면 안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또 행진하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노래도 부르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앵커]
이자연 기자가 낮부터 계속 광화문 일대에 있었잖아요? 시민들과 이야기도 좀 나눠봤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많이 만나봤는데요.
사실 광화문 광장에서 이런 집회도 집회지만, 점심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또 카페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대부분이 계엄, 비상계엄이었습니다.
일상을 보내면서도 그 아래는 긴장과 불안이 가득한 걸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 스무 살 대학생은 5·18을 다룬 소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속 구절을 낭독했습니다.
갓 수능 끝난 고3 학생도 있었고요.
내가 이 사태에 대해서 한마디는 해야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름 밝혀지긴 두렵다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박겸도/고등학생 : (입시) 면접 준비하는 분들이랑 같이 모여 있는데 계엄이 선포됐단 거예요. 학교를 갔다가 조퇴를 했는데 선생님들도 응원을 해주시더라고요.]
[김모 씨/서울 내발산동 : 전두환 계엄 했을 때처럼 그거 생각나서 너무 무서웠어요. 아는 시대니까, 제가 50대니까요.]
[앵커]
지금 이 기자 뒤로도 젊은 청년들이 많이 보이고 있는데, 대학에서도 움직임이 시작됐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어젯밤(3일) 국회에 모였던 대학생들, 각자 학교로 돌아가서 대자보를 붙이고 있습니다.
계엄 선포 후에 첫 시국선언이 오늘 동국대학교에서 있었고요.
또 서울대 총학생회도 비판 성명을 냈고, 다른 대학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전국 국공립 교수연합회에서도 계엄 선포는 위헌이고 범죄행위라며 시국 성명을 냈습니다.
[앵커]
촛불 행동,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겁니까?
[기자]
네,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오늘 집회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요구하면서 저쪽 용산 향해 행진을 하고 있고요.
발의된 탄핵안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지켜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정하겠다 했습니다.
하지만 불법 계엄이 선포됐고, 오늘 하루 대통령실이 어떤 사과의 입장도 내놓지 않은 이상, 어떤 형태로든 촛불 행동은 이어질 수밖에 없고요.
제가 있는 이곳 광화문 광장이 또다시 촛불의 구심점이 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김미란 김준택 김대호 / 영상편집 김황주]
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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