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박근혜 정부 때 문건만으로도 파문을 일으켰던 계엄이 윤석열 정부에선 실제 실행됐습니다. 만약 계엄이 계획대로 성공했다면 어떤 일을 벌어졌을지, 취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계엄이 지금도 계속됐다라고 가정하면 어떤 상황을 예상할 수 있습니까?
[기자]
앞서 불법이라고 짚어드렸는데, 성공했다면 먼저 국회가 달라집니다.
계엄군은 국회 창문까지 부수고 본청까지 들어갔습니다.
포고령 첫번째인 국회 정치활동 금지를 실행에 옮기려 한 셈입니다.
포고령을 위반하면 체포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무더기로 연행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앵커]
사실 저희 JTBC 구성원들도 어젯밤부터 회사에 모여서 혹시 모를 위급상황에 대비하고 있었잖아요? 언론사들에 대한 통제가 이뤄질 거란 우려 때문이었죠?
[기자]
포고령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조항을 보면 그렇습니다.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하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도록 돼 있습니다.
어디까지, 어떻게 통제가 되는지 예시를 들어드리겠습니다.
2017년 촛불 집회 때 기무사가 만든 계엄 문건을 참고하면요.
계엄군, 방통위 관계자들이 보도검열단을 만들어서 언론사를 사전 검열한다고 돼 있습니다.
어기면 1차는 경고, 2차는 현장취재 금지, 3차는 형사처벌입니다.
방송, 신문, 통신, 외신, 전시, 공연, 음반, 사이버까지 분야별로 요원을 편성해서 강하게 감시합니다.
인터넷, SNS에 섣불리 글을 올렸다간, 계엄법에 따라 계정을 삭제할 수도 있게 돼 있습니다.
실제로 전두환 신군부 시절, 언론은 1979년 10월 계엄 포고 이후 계엄사 아래 조직, 보도검열단의 통제를 받아야 했습니다.
[앵커]
기본적인 권리들을 침해당하게 되는 건데, 시민들의 집회도 마찬가지죠?
[기자]
그것도 이번 포고령에 담겼습니다.
4항을 보면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집회를 금지한다고 돼 있습니다.
계엄이 유지됐다면, 어젯밤 국회 앞에 모였던 시민들을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체포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파업 중인 전공의도 48시간 내에 복귀하지 않으면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라고도 돼 있습니다.
계엄령 자체가 군 주도이기 때문에 통제가 안 되면 탱크나 장갑차 등 무력 장비나 군인들이 우리 일상 곳곳에 배치될 수 있습니다.
[앵커]
군부 시절처럼 시민들을 아무나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는 상황이란 거죠?
[기자]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계엄법 9조는 계엄사령관의 특별조치권으로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 등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영장도 없이 시민이 수색을 당하고 수감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깐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거군요?
[기자]
네, 경찰이나 검찰, 법원이 모두 계엄사령부 통제에 들어갑니다.
계엄사 합동수사본부에서 수사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하는 건데요.
실제로 어젯밤 대법원에서는 대법원장이 검찰에서는 검찰총장이 긴급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대법원에서는 당장 재판 중단 여부를 논의했고 검찰에서도 수사 권한의 범위 등을 놓고 회의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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