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물땡땡이와 참개구리. 하단은 배설 과정
[Kobe University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곤충이 포식자에게서 살아남는 방법은 눈에 아예 안 띄거나 공격을 피해 재빨리 달아나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일부 곤충은 포식자 입속에서 화학물질을 분비해 토하게 만드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포식자의 장(腸)을 지나 배설물과 함께 항문으로 탈출하는 곤충이 확인돼 관심을 끌고있다.
일본 고베대학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생물학자 스기우라 신지 박사는 논에 사는 수생 딱정벌레 '콩알물땡땡이'(Regimbartia attenuata)가 개구리에게 먹힌 뒤 항문을 통해 살아 나온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스기우라 박사는 논에서 흔히 발견되는 '참개구리'(Pelophylax nigromaculatus)와 콩알물땡땡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실 내 관찰에서 이를 처음 확인했으며, 청개구리(Hyla japonica)를 비롯한 다른 네 종의 개구리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었다.
개구리는 이빨이 없어 먹이를 산 채로 삼키며 강력한 소화액과 장 등의 소화 시스템이 먹이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콩알물땡땡이는 몸길이가 3.8~5.0㎜ 정도로 참개구리(22.5~74.2㎜) 성체가 쉽게 삼킬 수 있는 크기다.
스기우라 박사는 참개구리가 삼킨 콩알물땡땡이의 93.3%가 6시간 안에 배설물과 함께 항문으로 배출된 뒤 물에서 활발하게 살아 움직인 것으로 밝혔다.
개구리 종과 콩알물땡땡이 생존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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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개구리는 소화하지 못하는 먹이는 하루가 지난 뒤에나 배설하는데, 콩알물땡땡이가 6시간 안에 배설물과 항문으로 나왔다는 것은 장 속을 적극적으로 헤쳐 나오고 항문을 벌리도록 괄약근까지 자극했을 수 있는 것으로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