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연합뉴스) 전창해 이승민 기자 = "복구는 고사하고 수돗물이 끊겨 사흘 만에 겨우 세수했습니다"
4일 오전 10시께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연곡리에서 연합뉴스 취재진을 만난 허관(80)씨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단양 어상천 폭우 피해로 수돗물 끊겨
(단양=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4일 오전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단수 지역에서 한 주민이 물이 나오지 않는 수도 호스를 들고 있다. 2020.8.4 logos@yna.co.kr
그의 웃옷과 바지, 신발에는 진흙이 잔뜩 묻은 상태였고, 떡 진 머리카락은 곳곳이 눌려있었다.
그는 폭우에 수돗물이 끊기면서 지난 2일부터 빨래는커녕 세수도 못 했다고 토로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충주·제천·음성·단양의 도로·하천에 매설돼 있던 수도관 여러 곳이 유실됐다. 그가 사는 어상천면도 수도관 100여m가 파손돼 물 공급이 중단됐다.
콩·들깨 농사를 짓는 그는 이른 새벽부터 밭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하천 범람으로 쑥대밭이 된 밭은 본래 모습을 되찾기 불가능할 정도로 엉망이 됐다.
허씨의 집에서 약 30m 떨어진 하천에는 지금도 흙탕물이 콸콸 흐른다.
이웃마을인 연곡리 이갑선(78)씨는 "평생을 이 지역에 살면서 물 걱정을 해보지 않았다"며 "물이 이렇게 많은데, 정작 먹을 물은 없다"며 허탈해했다.
오전 10시 30분께 이씨의 집에 단양군에서 보낸 살수차가 도착했다.
단양 지역 '비상 급수'
(단양=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4일 오전 충북 단양군 어상천면 단수 지역에서 살수차를 이용한 급수가 이뤄지고 있다. 2020.8.4 logos@yna.co.kr
집 마당에 놓인 300ℓ짜리 대형 고무 대야에 물이 채워지자 이씨는 비로소 한시름 놓는 표정을 지었다.
살수차 운전기사는 "어상천면은 집들이 100m 이상 뚝뚝 떨어져 있어서 한 가구씩 돌면서 물을 공급하고 있다"며 "어제는 20가구에 8t의 물을 실어다 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