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4일 오전의 충북 충주시 산척면 상산마을은 상처투성이였다.
마을 입구의 벼가 한참 자라고 있던 논은 토사로 뒤덮였다.
과수화상병 매몰지
사과나무 매몰 후 심었던 밭작물도 떠내려 간 모습 [박재천 기자 촬영]
얼마 전까지 사과 과수원이 있던 자리도 마찬가지였다.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나무 매몰지라는 '발굴금지' 표지판이 황량해 보였다. 사과나무를 묻고 나서 새로 심은 밭작물도 모두 떠내려갔다.
왼쪽 고구마밭은 폭격을 맞은 듯이 바닥이 움푹 패고 토사·돌멩이에 묻혀 말이 아니었다.
망가진 고구마밭
[연합뉴스 자료사진]
포클레인 등 중장비는 막혔던 다리의 물길을 다시 내느라 분주했다.
80가구가 모여 사는 상산마을은 한마디로 최악이다.
이 마을은 올해 사과나무를 말라죽게 하는 과수화상병이 번져 신음했다.
상당수 주민이 과수화상병 피해를 봐 아픔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난 2일 300㎜가 넘는 '물 폭탄'을 맞았다.
밭작물, 벼, 과수원, 주택 등 가릴 것 없이 마을 전체가 수해를 당했다.
수마가 할퀸 비닐하우스
잔대, 더덕, 도라지, 배추 모종이 물에 휩쓸리고 흙도 유실된 모습 [박재천 기자 촬영]
다리 옆 이장우(60)씨 비닐하우스와 오종만(66)씨 집 피해가 컸다.
다리가 막히면서 어른 허리 높이의 파도 같은 물이 비닐하우스로 들이닥쳐 잔대, 더덕, 도라지, 배추 모종을 휩쓸었다.
땅에 묻혀있던 철 구조물이 드러날 정도로 수마의 위력이 강했다.
혼자 힘으로 들기 어려운 크기의 돌도 잔뜩 떠내려와 토사와 함께 비닐하우스 주변에 쌓였다. 이 때문에 단호박·감자 저장창고도 열 수 없게 됐다.
이씨는 "올해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
망연자실
비닐하우스 주인 이장우씨가 망연자실한 채 담배를 피우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