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방정식·반어…검열·단속 피하는 중국 시위대
[앵커]
중국에서 확산하는 시위는 일반적인 시위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백지나 수학 방정식을 적은 종이를 손에 들고 시위를 벌이는 게 눈에 띕니다. 당국의 체포와 검열을 피하기 위해 시위 현장에 방정식까지 등장한 겁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신장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사건을 계기로 폭발한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에 나선 사람들이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흰 종이를 들고 있습니다.
2020년 홍콩의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때와 같은 방식입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백지혁명', 'A4혁명'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지지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칭화대 학생들이 손에 든 백지에는 방정식이 적혀 있습니다.
우주의 팽창 원리를 설명하는 프리드만 방정식인데, 중국 곳곳에서 확산하는 시위가 우주의 팽창처럼 더 퍼져 나갈 것이라는 의미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는 프리드만의 발음이 자유를 뜻하는 FREE와 인간을 뜻하는 MAN, 즉 '자유인'과 비슷하다며 "지능적으로 표현하는 창의적인 방법"이라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봉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반어법을 사용해 '그렇다', '좋다' 같은 긍정을 표현하는 단어로 게시물을 빼곡히 채우기도 합니다.
시위대의 이런 대처는 현장에서 공안에 즉각 체포되거나, '만리방화벽'으로 불리는 인터넷 검열 시스템에 대항하기 위한 겁니다.
검열을 우회한 게시물들에서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상징하는 곰돌이 푸나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활용한 풍자와 비판도 눈에 띕니다.
1989년 톈안먼 시위 이후 30여년 만에 정부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전국에서 터져 나오는 가운데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유엔은 중국 정부를 비판하며 절제된 대응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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