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원자재값과 금융비용등이 급등하면서 서울의 재건축 사업장은 곳곳이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공사비를 놓고 시공사와 조합이 갈등을 겪으면서 아예 공사가 중단된 곳도 있습니다.
남정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재건축 단지입니다.
지난해 6월 착공 예정이었지만 일곱 달 넘게 빈터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갈등 때문에 첫 삽도 뜨지 못한 겁니다.
[마포구 공인중개사 : 철거한 지는 1년이 넘었어요. 현장의 입장에서는 (올 상반기도) 좀 어렵지 않겠나 싶어요.]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단지도 마찬가지.
공사비 50% 증액을 놓고 시공사와 조합이 석 달째 대립하고 있습니다.
설계변경 등 일부 증액에 합의점을 찾았지만 공사 기간은 8개월 연장됐습니다.
3천 세대 규모의 이 재건축 단지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1,560억 원의 공사비 증액 문제가 불거지면서 입주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입주 예정자 : 계약기간 맞춰서 전세를 빼려면 집을 구할 수는 없고, 일단 가족 중에 어디 들어가서 얹혀산다든가….]
곳곳에서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이 속출하는 건, 계약 당시와 비교해 원자재 값, 인건비, 금융 비용이 크게 뛰었기 때문입니다.
직접 공사비 수준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 148.70으로, 2년 전보다 24%, 4년 전보다는 30% 이상 올랐습니다.
공사비가 오르면 조합원 분담금과 일반 분양가도 높아집니다.
[김효선/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사업성이 좋아야 갈등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데 공사비 뿐만 아니라 금융 비용도 올라가니까 대부분 좀 속도가 난 단지들은 특히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보이는 가운데, 사업성 저하로 공사가 지연 또는 중단되면 입주자들 피해는 물론,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 차질도 우려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세경)
남정민 기자(jm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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