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7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 뉴스 보다 보면 챗GPT, 참 이게 입에 붙지도 않을 정도로 되게 생소한 단어인데,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 것 같아요. 이게 생성형 인공지능이라고 하던데 오늘 관련해서 좀 정리해 주신다고요?
<기자>
본격적으로는 지난해부터입니다. 휴대폰이나 PC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있는 챗GPT 같은 초 거대 인공지능들이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상당히 놀라운 수준의 결과를 내놓기 시작한 게요.
이 그림 마음에 드세요?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라는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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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미국 콜로라도의 한 주립 미술대회 디지털 아트 부문에서 1등을 해서 상금 40만 원까지 받았습니다.
이 상금을 받은 사람은 30대 게임 기획자인데요. 이 그림을 그린 건 이 미술대회가 열리기 두 달 전에 공개된 '미드저니'라는 AI입니다.
사람은 어떤 어떤 풍의 그림을 그리라고 채팅창에 말로만 입력해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는 거죠.
이 그림들은 어떠세요? 제가 어젯밤에 그렸습니다.
정확히는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을 그린 '미드저니'에게 말을 시켜서 10여 초 안에 얻은 결과물들입니다.
누구나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는 앱이고요. 어떤 그림에도 채팅창에 석 줄 이상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25장까지는 무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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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들은 뉴욕 강변을 고흐 스타일로 그려달라고 주문한 건데요. 10여 초만에 넉 장이 나왔고, 개작도 바로바로 가능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저게 AI가 그린 그림이라는 거죠. 와, 되게 놀랍네요.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보통 저희가 AI 하면 딥러닝 방식 이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결국에는 기존 학습을 바탕으로 해서 저런 결과물들을 내놓는 거잖아요. 맞습니까?
<기자>
그게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의 핵심입니다. 데이터를 학습해서 정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학습을 바탕으로 10초 전까지만 해도 세상에 없던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냅니다.
그림, 글, 영상, 프로그램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생성형 AI들은 사실 진작부터 개발돼 왔지만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초거대 AI들이 공개돼서, 그 결과물이 놀랄 만한 수준을 보이기 시작한 게 최근인 겁니다.
지난해 11월 마지막날 나와서 두 달 만에 사용자가 1억 명을 넘은, 앞서 앵커가 언급한 챗GPT가 대표적입니다.
앞서 보여드린 미드저니 앱은 그림을 그린다면, 챗GPT는 말하고 글을 쓰는 거죠.
우리 이미 고객 상담 챗봇 같은 거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챗봇들은 디지털 버튼이죠.
기존에 입력된 답변들만 계속 나오고 뭘 물어봐도 답답해서, 결국 사람 상담원 연결을 누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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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챗GPT는 내 말에 응대해서 새 문장을 조합합니다.
챗GPT에게 김광균의 '데생'이라는 시, '구름은 마구 칠한 한 다발 장미'라는 구절로 유명한 우리말 시를 주고요. 그 뒤를 이어서 써달라고 제가 얘기해 봤습니다.
아직 챗GPT가 우리말 학습량이 적은 편인데도 그럴싸한 우리말 시구가 이어집니다.
특히 제가 준 시 '데생'은 황혼 무렵을 노래한 시인데요, 챗GPT가 황혼 이후에 이어지는 밤과 새벽의 모습을 김광균 시인의 시구와 꽤 비슷한 느낌으로 묘사해 냈습니다.
시적 전개를 나름 자기가 판단해서 제목까지 짓고, 10여 초 만에 시를 써낸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한 AI는 계속 존재해 왔는데, 발전해 왔는데 가장 중요한 건 결과물들이 방금 소개해 준 것처럼 이제는 그럴 싸해졌다, 이거 아니에요?
<기자>
그리고 사람들이 접근하기 좀 쉬운 것들에서 그렇게 됐다는 거죠.
<앵커>
그러면 방금 그 시도 그렇지만 권 기자가 썼다고 어디 가서 이야기해도 사람들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게 문제입니다. 앞으로 1년 안에 출시된다고 하는 챗GPT의 다음 버전은 인공지능의 결과물인지 가려내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람과 정말 구별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활용도, 무궁무진한 학습도, 논쟁도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앞서 보여드렸던 미드저니를 비롯한 이미지 생성 AI들 3개에 소송이 시작됐습니다.
온라인에 공개된 화가들의 작품들을 방대하게 학습해서 AI가 새로 그린 그림 저작권 침해라고 3명의 사람 화가들이 소송을 시작한 겁니다.
또 인공지능을 이른바 활용한 인간의 작품 그게 어디까지 그 사람 것이라고 권리를 인정할 수 있을지도 논란입니다.
챗GPT는 최근에 의사시험도 통과했고요. 콜롬비아에선 판결에도 참여했습니다.
챗GPT가 대신 써준 리포트를 냈다는 대학생들의 고백도 온라인에 즐비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제가 어제 우리말로 한국은 누가 건국했냐고 물어보니까, 김정일이라고 대답하더라고요.
챗GPT의 한국어 학습량이 아직 적고, 한국인이라면 터무니없이 틀린 대답인 걸 금방 알 수 있는 수준이지만요.
출처를 모르는 상태에서 틀린 결과를 받아들 위험성도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리고 오늘 보여드린 생성형 AI들은 차별이나 폭력성을 사람들이 함부로 휘두르지 못하게 학습시키거나 명령제한을 둔 점에서도 진일보한 걸로 평가되지만요.
우회로를 만들 수 있는 위험성도 끊임없이 제기됩니다.
어제 챗GPT를 만든 미국 회사 '오픈AI'의 기술책임자가 인터뷰를 통해서 "이게 없는 사실을 지어낼 수도 있고, 나쁜 사람들이 악용할 수도 있다. 규제가 혁신을 더디게 할 거란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제대로 통제받고 싶다는 거죠.
한국 네이버도 올해 검색에 특화된 생성형 AI를 내놓겠다고 밝혔는데요. 올해는 AI들의 경쟁과 논란과 규제에 대한 논의가 동시에 진행되는 한 해가 될 걸로 보입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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