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번 같이 보실까요.
아기를 꼭 껴안은 엄마의 모습입니다.
'베트남 피에타', 또는 '마지막 자장가'라고 불리는 동상으로, 지난 2017년 제주에 세워졌습니다.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에 희생된 엄마와 이름도 없이 죽어간 아기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동상입니다.
어제(7일) 우리 법원은 한국군의 베트남전 학살을 인정하고 또 우리 정부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첫 판결을 내렸죠.
지난 1968년 해병대 청룡부대가 베트남 중부 퐁니, 퐁넛 마을에 진입했습니다.
게릴라 활동을 색출하겠다면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마을 주민 70여 명을 학살했습니다.
당시 8살이던 응우옌 티탄 씨는 어머니와 형제 등 가족 5명을 잃었고 자신도 총에 맞아 크게 다쳤습니다.
이번 판결이 그나마 작은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응우옌 티탄 : 영혼들도 이제 안식할 수 있을 것 같아 저는 너무도 기쁩니다.]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파병 규모와 또 한국군에 의한 학살은 얼마나 될까요.
박정희 정권은 1965년부터 전쟁기간 동안 32만 명의 전투병을 파병했습니다.
이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우리 젊은이들의 피해는 컸습니다.
5천여 명이 전사했고 1만 명 넘게 다쳤습니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한국군의 용맹한 전과만 내세웠지 우리 군의 희생은 거의 알리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우리 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은 철저히 숨겼죠.
2000년대 들어서부터 진실을 밝히자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났는데요.
당시 베트남 미군사령부의 수사보고서 등이 공개되면서 학살 증거가 나오기 시작했고 참전군인들도 차츰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파악한 적은 없지만, 민간단체 추산으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은 80여 건, 희생자는 9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가 가해국의 위치에 서는 건 좀 불편한 일일 겁니다.
하지만 일본을 향해서 책임을 요구하는 우리 입장에서 이번 판결은 우리 과오를 대하는 자세가 어때야 하는지를 돌아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연남 기자(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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