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수도권 대학 30곳에 학교당 천억 원을 파격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30 사업 신청 마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사활을 건 대학들이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는데, 대학 생태계에 대변화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학생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오랫동안 생기를 잃었던 지역 대학가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비수도권 대학 2백여 곳 중 단 30곳에 천억을 몰아서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30 사업 때문입니다.
'잭팟'이나 다름없는 천억 원의 지원금을 결정할 1차 관문은, 단 5쪽짜리 보고서입니다.
형식도, 숫자도 필요 없고 필요하면 정부가 나서 규제도 풀어줄 테니 대학과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으란 겁니다.
[이주호 /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교육부에서도 한 번도 걸어 가보지 않은 길을 지금 가는 것입니다. 그만큼 위중한 시기이고 중대한 사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컬 대학이 성공해야 저는 우리나라에 지역 불균형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있고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 싸움이 예상되면서 대학마다 공개 의견 수렴에, 혁신 추진위와 기획서 집필위들이 잇달아 꾸려졌고, 혹여라도 새어 나갈까, 총장 직보에 보안 유지 각서까지 쓰는 등 신경전도 치열합니다.
인구 절벽 앞에서도 더디게만 진행됐던 대학 간 구조조정도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규모를 키워 지역 대표 대학으로 인정받아야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미 대학 간 통합이나 연합 대학 설립, 공동 교육과정 운영 등 연합 전선을 구축 의사를 밝힌 곳만 십여 곳이고,
단과 대학이나 학과 간 통합을 전제로 자유·융복합 전공 논의도 속도전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통합이 워낙 급하게 논의되면서, 학내 구성원 반발로 내홍도 치르는 곳도 있고, 급격한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교수단체들의 불만도 팽배합니다.
[고영진 / 한국사립대학교 교수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 극소수 대학만을 남기고 전국의 대학을 존폐의 위기로 내몰 시장 만능주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즉각 철회하고….]
사립대에선 국공립대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모든 대학을 살릴 수 없으니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현실적인 이유에도, 대학 선정 이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YTN 김현아입니다.
영상편집 : 심수정
그래픽 : 주혜나
YTN 김현아 (kimha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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