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3월, 헤어진 전 연인의 직장에 흉기를 들고 찾아가 살해하려 한 '부산 멍키스패너 살인미수' 사건이 있었죠.
가해자는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요.
피해자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여러 차례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의 안일한 대응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다며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표정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3월, A 씨는 전 남자친구가 자신에게 멍키스패너를 휘두르고 난 뒤에야 악연을 끊어낼 수 있었습니다.
[3월 5일 YTN 방송 : 머리를 멍키스패너로 내리쳐서 왼쪽 머리가 7cm 찢어졌고, 의료진의 말에 따르면 흉기가 조금만 더 들어갔으면 심장을 찔러서 피해자께서는 사망했을 것이다라는….]
사건 발생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A 씨는 여전히 충격과 고통 속에 있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건 물론 그날의 기억이 떠올라 다니던 직장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A 씨는 사건 초기부터 경찰 대응이 미흡했던 걸 생각하면 분하고 억울합니다.
A 씨는 범행 일주일 전 가해자가 집에 찾아와 흉기로 협박했는데도 경찰은 가해자의 신병을 확보하지 않고 귀가하게 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피해자 A 씨 : (무단으로) 비밀번호 현관문을 그냥 치고 왔던 거죠. 칼을 갑자기 제 목에 갖다 대더라고요. 나는 너 없으면 못 산다. 너 죽고 나 죽자 더 이상 나도 살아갈 의미가 없다 이러더라고요.]
범행 당일에는 경찰이 가해자 앞에서 자신과 통화하며 자신이 피해신고 한 사실을 그대로 노출해 추가 범행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합니다.
[피해자 A 씨 : 웃으면서 '야, 너 또 경찰에 신고했더라', 말하더라고요. 내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경찰에 바로 신고하느냐. 근데 다시 한번 기회는 줄게 하고 웃으면서 다시 만날래 안 만날래? 묻더라고요.]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 재판부도 가해자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피해자가 경찰관에게 연락하는 것을 목격하고 화가 나 살해할 마음을 먹은 것으로 봤습니다.
결국 A 씨는 공권력인 경찰이 의무를 다하지 않아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며,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1억5천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한 A 씨는 제대로 된 보호조치 없는 무방비 상태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으며
경찰이 주어진 역할을 다했다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며 정부에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문 유 진 / 피해자 A 씨 법률대리인 : 경찰이 범죄 예방에 대한 판단을 잘못했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판단만 잘했더라면 결과를 미리 예방할 수 있었던 포인트가 좀 명확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국가 배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A 씨는 교제폭력 피해자는 수사기관이 자신을 지켜줄 거라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현실이 기대와 달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촬영기자 : 정진현
디자인 : 오재영
YTN 표정우 (pyojw032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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