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검찰과 경찰 모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체포한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고, 경찰은 김 전 장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수사 주도권을 두고 검경의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백종규 기자와 함께 비상계엄 사태 관련 수사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일단 검찰의 수사 상황부터 먼저 살펴보죠.
검찰이 비상계엄 사태의 주동자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긴급체포했죠?
[기자]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은 오늘 새벽 1시 반부터 6시간 가까이 김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직권남용과 내란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입니다.
검찰은 조사가 끝날 무렵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그런데 김 전 장관은 수사가 시작되자 개인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검찰은 김 전 장관 측에 기존 휴대전화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불응하면 강제수단을 동원하는 것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처럼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자 검찰은 조사 이후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했습니다.
김 전 장관은 6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은 뒤 휴식권 보장 차원에서 일단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됐는데,
오늘 늦은 오후부터 다시 검찰청사에서 조사를 받을 계획입니다.
검찰은 48시간 안에 수사 내용 등을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앵커]
김 전 장관에 대한 심야 조사는 어떻게 이뤄진 거죠?
[기자]
김 전 장관은 조사 직전 언론에 국민적 의혹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위해 자진 출석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검찰도 김 전 장관의 출석 의사에 응하면서 조사가 진행된 겁니다.
검찰은 특수본 출범 직후 김 전 장관 측과 조사 일정을 조율해오다가 출석 소식을 전달받고,
새벽 시간 상당수 인원이 출근해 조사에 대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 착수 이틀 만에 핵심 관계자인 김 전 장관에 대한 조사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겁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을 상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한 과정, 국회와 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한 경위 등 사실관계 전반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일반적 수사의 경우에는 압수수색을 한 뒤에 핵심 피의자를 소환하는데, 이번 검찰 수사는 순서가 좀 다르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압수수색을 통해 물적 증거를 확보한 뒤에 참고인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핵심 피의자 조사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인 수사 순서가 맞습니다.
하지만 검찰이 주목한 건, 국회 등에서 공개된 이번 사태의 주요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는 부분인데요.
계엄군에게 정치인들을 체포하라거나, 의원들을 국회 밖으로 빼내라는 지시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두고 군 지휘관들과 국정원 관계자들의 주장이 각각 다른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검찰은 핵심 당사자인 김 전 장관의 진술을 먼저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검찰과 별도로 경찰도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김용현 전 장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죠?
[기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수사를 하고 있죠.
전담 수사팀은 오늘 오전 김 전 장관의 서울 자택과 국방부 장관 공관, 장관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또 김 전 장관에 대한 통신 내역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통화 내역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영장에는 형법상 내란 혐의와 군형법상 반란 혐의가 적시됐는데,
검찰이 김 전 장관을 긴급체포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한 가운데, 경찰에서도 혐의 입증을 위한 자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찰은 김 전 장관 신병과 증거물 확보에 검찰보다 한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자,
김 전 장관이 계엄 당시 사용한 휴대전화 행방과 통신 기록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등 내란 혐의 주요 피의자인 군 장성 4명에 대해서도 통신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앵커]
먼저 지난 6일 출범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본부가 오늘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첫 브리핑을 열었다고 하는데, 어떤 말들이 나왔나요?
[기자]
오늘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 본부장은 서울 고등검찰청에서 브리핑을 열었습니다.
수사본부가 꾸려지고 첫 기자 브리핑입니다.
이 자리에서 박 본부장은 먼저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이번 국가적인 중대 사건에 대해 어떠한 의혹도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검찰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믿고 지켜봐 달라고 거듭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검찰의 특별수사 본부는 지난 6일 출범했는데요.
박세현 본부장 등 검사 20명과 수사관 30여 명 규모로 꾸려졌는데,
군 검찰과 합동수사를 위해 어제 국방부에서 군 검사 5명과 수사관 7명 등 12명 인원도 파견을 받았습니다.
[앵커]
검찰은 이 자리에서 수사 의지를 드러내며 비상계엄 사태를 지휘한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도 입건했다고 밝혔다고요?
[기자]
박 본부장은 모두 발언에 이어 기자들의 질의 응답도 받았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했느냐는 질문에 고발장이 많이 접수돼 입건된 상태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발이나 고소가 되면 절차상으로는 피의자로 입건되는 것이 맞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엄정하게 끝까지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내란죄는 불소추 특권을 받지 않죠?
[기자]
윤 대통령은 재임 중에는 불소추 특권을 가지지만, 내란죄는 예외입니다.
검찰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을 일으킨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그런 만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거라고 거듭 강조하며 검찰 수사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법무, 검찰의 최고 지휘권자인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참석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특수본은 대검찰청의 지휘와 감독을 받는다며, 법무부에 직접 보고하는 일이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앵커]
검찰과 경찰이 이번 사태 수사의 주도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양상인데,
검찰은 내란 혐의와 직권 남용 모두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고요?
[기자]
지금 비상계엄 관련 수사는 크게 검찰과 경찰이 각각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경찰에 합동 수사를 제안했는데, 경찰이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검찰은 내란 혐의와 직권 남용 모두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입니다.
형법상 윤 대통령이 고발된 내란죄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모두 검찰 수사 대상이 맞는다는 판단한 겁니다.
박 본부장은 검경이 각각 수사에 나서고 수사 주도권을 잡기 위한 상황에 대해서는 수사권 조정 논의 당시부터 문제가 있었는데,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경찰 등에 협력, 합동수사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경찰 측이 거부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앞으로 소통을 계속하면서 경찰의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 합동수사를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사건에서 관련자가 가장 많은 게 군과 경찰이라면서, 경찰은 사건의 중대성과 수사 효율성, 기본권 보호 측면에서 검찰과 함께 수사하는 방향으로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가 비상계엄 당시 국회 출입을 통제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오른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초동 수사를 누가 하느냐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신속하고 엄정한 진상 규명과 처벌이 중요하다면서,
경찰과 관련된 분들은 주로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데, 그 또한 혐의가 있다면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앞서 검찰이 경찰에 합동수사를 하자, 이렇게 제안했는데 경찰이 거부했다고 하는 데 경찰 반응은 어떻나요?
[기자]
경찰은 검찰의 브리핑 직후 계엄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합동수사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이 브리핑에서 경찰이 합동 수사를 제안하면 언제든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부정적 반응입니다.
사실상 거부 의사입니다.
경찰은 합동수사 대신 인력을 추가로 투입해 특별수사단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수사전담팀에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포함해
국수본 중대범죄수사과와 범죄정보과 수사관 30여 명을 추가로 투입해 150여 명의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기존의 전담 수사팀보다 인력이 30여 명 늘어난 겁니다.
[앵커]
경찰은 내란죄의 경우 직접 수사 권한이 경찰에 있는 만큼 국가수사본부가 정당한 수사 주체라는 입장이죠?
[기자]
수사전담팀이 수사단으로 확대됐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여기에는 서울경찰청 수사본부장도 들어 있습니다.
경찰 안에서 일반 수사 실무를 총지휘하는 핵심 요직입니다.
경찰이 서울청 수사부장을 투입한 것은 이번 사건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와 중요성이 크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내란죄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의 수사 소관이라는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요.
검찰과 군 검찰이 합동 수사를 한다고 하지만 법적 근거가 약하고 지적하고 있는 겁니다.
또 법무부장관의 수사 지휘권이 있는 검찰과 함께 수사할 경우 공정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검찰보다 먼저 신청한 만큼,
수사 우선권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경찰 나름의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도 '비상계엄 선포' 관련 사건 이첩요청권을 발동했다고요?
[기자]
공수처는 오늘 검찰과 경찰에 '비상계엄 선포' 관련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수처법 24조를 근거로 들었는데요.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볼 때 공수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수사에 대해서는 공수처가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계엄 선포 직후부터 처장 직속 TF를 구성해 법리 검토와 강제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했다며, 공수처법 등 관련 법규 검토 결과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군 관계자 등에 사법 처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검찰과 경찰의 중복수사 우려를 해소하고 수사의 신속성과 공정성 확보 등을 위해 입첩요청권을 행사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수처는 검사 15명과 수사관 36명을 투입해 신속한 필요한 증거 수집을 위해 최선을 다할 거라고 언급했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의 정점인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를 두고 검경은 물론이고 공수처까지 나서면서 수사 기관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요.
[기자]
이번 사태의 정점인 윤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가 관건인데요.
검찰총장 지휘권이 있는 박성재 법무장관이나,
조지호 경찰청장 역시 수사 선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 검경 수사가 성역 없이 제대로 될 수 있느냐 이런 시각도 당연합니다.
그러니까 수사에 누가 키를 쥐고 갈지 조율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그런데 여기에 또 변수가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제출한 윤 대통령에 대한 상설 특검안을 오는 10일 본회의 표결에 부칠 예정입니다.
하지만 특검안 국회 통과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국회를 통과한다 해도 특별검사 임명 등 준비 과정이 필요해 당분간 중복 수사와 관련한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백종규 기자와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상황 알아봤습니다.
YTN 백종규 (jongkyu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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