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있는 난민수용시설 '모리아'가 불타는 모습
[EPA=연합뉴스]
(서울·로마=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전성훈 특파원 = 과밀 문제로 악명높은 그리스 최대 규모의 난민수용시설이 대형 화재로 전소돼 1만명 이상의 난민이 갈 곳을 잃었다.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있는 모리아 난민캠프에서 8일(현지시간) 큰불이 나 캠프에서 체류하던 수많은 난민이 긴급 대피했다.
불은 최대 시속 70㎞까지 불어닥친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졌고 현장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일부 난민은 갓난아이를 안고 불을 피해 밖으로 내달렸고, 급히 끌어모은 생필품을 자루에 담아 유모차로 실어나르는 사람도 있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화재로 캠프 내 시설 대부분이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이민당국 관계자는 "모리아 캠프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말했다.
9일 오전에도 캠프 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남아있던 난민들이 대피했다고 한다.
다만, 현재까지 연기를 들이마신 사람들 외에 다치거나 숨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모리아캠프는 최대 정원이 2천757명이지만 현재는 그 4배가 넘는 1만2천6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그리스 내에서 가장 체류자가 많은 난민 시설이다.
당국은 방화에 무게를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그리스 정부가 모리스 캠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35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한 뒤 격리될 예정이던 난민들이 소요를 일으켰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화재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캠프 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로 불이 시작됐다"면서 "난민들이 진화를 시도하는 소방관들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장 이번 화재로 거처를 잃은 수많은 난민을 어디에 수용할지가 난제로 떠올랐다. 당국은 이재민이 된 난민 약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