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화장실에서 사제폭탄 폭발
SCMP 캡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전면 봉쇄해야 한다며 사제폭탄을 터뜨리거나 설치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25분 무렵 홍콩과 접한 중국 선전(深천<土+川>)으로의 통행을 관리하는 선전만 검문소에서는 경비원이 쓰레기통에서 사제폭탄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긴급 출동한 경찰이 수거한 손바닥 크기의 이 폭탄은 질산염, 전구, 케이블, 전기회로 등으로 이뤄졌으며, 휴대전화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경찰은 "폭발물의 양이 많아 만약 이 폭탄이 터졌다면 사망자나 중상자가 생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오전 2시 30분 무렵 홍콩 충사완 지역에 있는 카리타스 메디컬 센터(明愛醫院) 내 화장실에서도 사제폭탄이 터졌다. 폭발 후 하얀 연기가 치솟고 작은 불이 났으나, 곧바로 진화됐다.
사제폭탄의 폭발력이 작아 부상자는 없었으며, 경찰은 현장에서 깨진 유리병과 배터리, 전기회로 등을 발견했다.
같은 날 밤 10시 50분에도 홍콩 카오룽 지역의 한 공원 화장실에서 사제폭탄이 터진 것을 환경미화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폭발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화장실 변기가 심하게 손상됐다.
이틀 새 3건이나 발생한 이 사제폭탄 사건과 관련해 홍콩 경찰은 시위대와 연관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7일과 전날 홍콩 시위대가 즐겨 쓰는 메신저 텔레그램에는 "이번 사건은 경고에 불과하고 진짜 폭탄이 터질 수 있다"며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과의 접경 지역을 전면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홍콩 시위대는 시위 때마다 중국계 기업이나 은행 점포를 공격하는 등 극도의 반중국 정서를 표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