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시간당 100밀리미터가 넘는 극단적인 폭우에 서울은 또다시 물에 잠겼고,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안으로 빗물 터널 건설 같은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이게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 기후 변화로 인해서 갈수록 거칠어 지고 있는 폭우로부터 시민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뭔지, 류현준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커다란 배수관을 타고 나온 물이 세차게 쏟아집니다.
최근 양천구 일대에 내렸던 빗물을 받아뒀다 빼내고 있는 겁니다.
이곳은 서울 양천구의 한 배수시설입니다.
40m 아래 터널에 폭우 때 모아둔 빗물 22만 톤가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곳 지하 40미터에는 빗물을 받아두는 대심도 터널이 있습니다.
직경 10m에 저수 용량 32만 톤, 수영장 천여 개 규모입니다.
빗물 저장 터널은 시간당 100mm의 폭우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돼 폭우 피해를 줄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양천구에 내린 비는 시간당 최대 60mm였습니다.
강남구처럼 100mm가 넘는 물폭탄은 감당하기 힘듭니다.
[김광근/양천구청 배수시설팀 주무관]
"터널 용량에 비해서 강우량이 더 많으면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양이 배수할 수 있는 양보다 많거든요."
서울시는 앞으로 10년간 5조 원을 투입해 이런 대심도 터널 6곳을 추가로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정창삼/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 교수]
"그것은(대심도 터널) 도움이 안 될 수가 없죠. 기후변화에는 쉽게 얘기하면은 비용이 따라요."
그러나 대심도 터널만으로는 갈수록 강해지는 폭우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한무영/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100mm까지의 강우에 대해서는 안전할지 모르겠으나 기후 변화 때문에 그보다 더 많이 오는 것을 예측할 수가 있는데 그러면 있으나 마나 한 것이 아니겠는가…"
배수시설 확충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는 말입니다.
서울은 빽빽한 고밀도 개발로 갈수록 고층건물이 급증하고 바닥은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였습니다.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층이 늘고 있는데 지금은 이런 곳이 서울의 절반에 달합니다.
이번 폭우로 급류가 질주하는 강남 도심의 모습입니다.
불투수층 때문에 땅으로 스며들지 못한 빗물이 한꺼번에 낮은 곳으로 몰리며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고밀도 개발 과정에서 만든 녹지도 실상은 겉으로만 푸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곳은 풀과 나무가 자라고 있는 도심 속 녹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지하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요.
흙으로 채워져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보시다시피 이곳은 천장이 막혀있는 주차장입니다.
[백인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이사장]
"점점 더 고밀 개발을 추구를 하려고 정책을 펼치잖아요. 지금과 같은 상태의 호우에서는 더 많은 피해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죠."
배수로를 확충하고 빗물을 흡수하는 투수층 확보 등 토목공학적 해법만큼 중요한 건 또 있습니다.
반지하 참사에서 드러났듯 취약한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지속적인 사회적 투자가 꼭 필요합니다.
MBC뉴스 류현준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한재훈 / 영상편집 : 나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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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준 기자(cookiedo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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