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년 상인들과 전통 시장을 함께 살려보자는 취지로 만든 청년몰이라는 게 있습니다. 전국에 40곳이 넘는데, 저희가 취재해 보니 청년 상인의 절반이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왜 그런 건지 김혜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SBS '골목식당'에 나온 뒤 손님들이 줄을 이었던 인천 신포국제시장 청년몰.
지금은 문을 연 점포가 단 1곳도 없습니다.
지자체도 청년몰을 철거했습니다.
인터넷 사진을 보고 찾아온 해외 관광객들은 실망했고,
[그레이스/타이완 관광객 : 근데 (음식들) 어디에 있어(요)?]
주변 상권도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최두열/인근 상인 : 보다시피 앞의 빵집도 문을 닫은 상태고요. 워낙 상권이 죽다 보니까 이렇게 자꾸 폐업 쪽으로….]
왜 이렇게 됐을까.
[김대홍/인근 식당 손님 : 차를 멀리 세우고 도보로 걸어서 왔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푸드트럭으로 할 경우는 특히 이렇게 추운 날에는 먹기가 좀 어렵지 않을까.]
[인천 중구청 관계자 : 트레일러에서 수도 공급도 어렵고 상하수도시설이 갖춰 있지 않은 부분. 몇 분은 출근도 잘 안 하시고 이런 분들이 계셨고….]
전통시장 2곳에 청년몰이 있는 부산.
서면시장 안 청년몰은 전체 17곳 가운데 음식점 2곳만 영업 중이었습니다.
[A 씨/청년몰 상인 : (상가 건물이) 저녁에는 9시 되기 전에 셔터가 내려가요 (밤) 12시, 1시까지 사실은 영업은 해줘야 하거든요. 그래야지 소문도 나고 하는데.]
국제시장 청년몰은 아예 폐점했습니다.
상가 건물 2층에 위치한 이 청년몰은 만들어진 지 1년 만에 보시는 것처럼 모든 점포가 문을 닫고 나갔습니다.
[B 씨/인근 상인 : 상품을 사기 위해서 오는 시장이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먹는 걸 했단 말이에요. 주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식 샌드위치, 파스타, 라면. 40~50대 이런 사람들이 주 고객층인데 안 먹히는 거죠.]
[C 씨/인근 상인 : 솔직히 여기 골목도 잘 안 되는데 2층은 더 (장사가) 안 돼서 얼마 안 가서 문 닫았어요. 돈만 날린 거죠.]
임대가 잘 안 되는 빈 점포에 무작정 입점시킨 게 큰 패착이었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 : 비어 있다고 여기다 '청년 상인들을 넣으면 좀 활성화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을 한 사업이다 보니 많이 준비 과정이 부족했던 것 같다는 반성도….]
청년몰, 잘 되는 곳도 있을까.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 : 강원도에 있는 원주나 정선이나 이쪽은 청년몰들이 잘 돼요. 속초나.]
속초에 가봤습니다.
문을 연 가게는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평일 점심시간인데 손님은 거의 없었습니다.
[김도윤/청년몰 상인 : '주차 공간이 필요하다' 진짜 여기로 오고 싶어 하는 속초 시민도 많이 있거든요. 근데 여기는 이제 소문에 비하면 여기가 '올 수 없는 성지'라고.]
[이은희 교수/인하대 소비자학과 : 지자체에서는 자문단, 미스터리 쇼핑 위원회 등을 구성을 해서 의견을 주고, 개선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고요. 청년 사업자 스스로도 그때그때 소비자의 의견을 수집해서 변화 개선에 반영해야….]
작년 말 기준, 전국 청년몰 724개 상점 가운데 문을 연 곳은 66% 뿐, 쏟은 예산은 600억 원이 넘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이홍명)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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