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일 선교사들이 한반도를 방문했을 당시 촬영한 컬러사진을 포함해 100여 년 전 사진들이 공개됐습니다.
한일강제병합 직후 당시 한국인 생활 모습이 다양하게 담겨 있어서 중요한 역사 기록물이라는 평가입니다.
김승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나이가 지긋이 든 여성이 머리부터 덮어쓰는 조선 시대 외출복 '장옷'을 입은 채 서 있습니다.
그 앞엔 까까머리 사내아이 2명과 꼬마 숙녀가 단정하게 옷을 입고 자세를 취했습니다.
지게를 뒤에 두고 가슴까지 치켜 올려 동여맨 치마와 풍차바지를 입은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아이들,
절에 있는 오층석탑 앞에 쪼르르 앉아 있는 또 다른 아이들도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이 사진들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책으로 유명한 독일 선교사 베버가 1911년 당시 최신 기술인 '오토크롬'을 이용해 찍은 컬러사진입니다.
흑백사진이나 그 위에 채색한 사진과 달리 생생한 천연색을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이번에 모두 44점이 공개됐습니다.
[김동현 /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실태조사부장 : 이번 조사 성과의 공개로 그가 어렵게 촬영해 남기고자 했던 당시 한국의 생생한 모습들을 지금의 한국인들이 보고 평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문물을 처음 접한 한국인들의 모습도 따뜻한 시선이 담긴 흑백 사진으로 남아있습니다.
외국인 선교사들을 환영하기 위해 나온 사람들이 사진과 그림을 보여주는 장치 '환등기'를 쳐다보는 모습입니다.
서양에서 건너온 물건에 눈을 떼지 못하는 흥분과 낯섦이 표정에서 그대로 느껴집니다.
선교사들이 세운 실업학교 학생들이 톱을 들고 작업용 앞치마를 걸친 모습에선 배움에 대한 열정이,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을 함께했던 빌렘 신부가 안 의사 형제들과 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에선 숙연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송란희 / 한국교회사연구소 학술이사 : 안중근이 그 시절에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로 작업을 많이 해놓으신 사진이 있어요.]
이 같은 사진들은 조만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웹사이트(www.overseaschf.or.kr/archive)를 통해 일반에 공개됩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촬영기자 김현미
YTN 김승환 (sunn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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