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15년 만에 재심…당시 검사 증인으로 세운다
[앵커]
부녀가 청산가리를 탄 막걸리로 아내 등 2명을 살해해 중형을 선고받은 이른바 '청산가리 살인사건'의 재심이 15년 만에 시작됐습니다.
첫 재판에서는 과거 검찰의 위법 수사 등이 쟁점으로 제기되며, 검찰과 변호인 모두 당시 수사 검사를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9년 7월 전남 순천의 한 시골 마을에서 막걸리를 나눠마신 여성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막걸리에서는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됐고, 숨진 여성의 남편과 딸이 범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부녀에게는 2012년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20년이 확정됐습니다.
형이 확정된 뒤에도 수사 과정의 위법성 논란이 일었습니다.
재심을 청구한 부녀는 지난 1월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아냈고, 형집행정지로 15년 만에 풀려났습니다.
15년 만에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된 70대 아버지와 40대 딸은 굳은 표정으로 재심 첫 재판 피고인석에 앉았습니다.
재심은 부녀에게 무죄가 선고된 1심에 대해 검사가 항소하는 상황에서 시작됐습니다.
검찰은 "피고인의 자백과 정황에 비추어 볼 때 공소 혐의가 인정된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습니다.
부녀의 변호인은 수사 과정의 위법성을 주장했습니다.
경계선 지능 장애가 있는 피고인들이 변호인 없이 검찰 조사를 받았고, 검찰이 피고인의 무죄 증거를 감췄다는 겁니다.
변호인은 "검사와 수사관이 '경계선 지능 장애'가 있는 피고인의 특성을 이용해 시나리오대로 진술을 주입했다"고 했습니다.
검찰과 변호인 모두 당시 수사 검사와 수사관, 경찰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습니다.
향후 재판은 검찰의 위법 수사 여부와 피고들의 무죄 증거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재판에서는 그런 수사 과정에서 위법을 밝히고 피고인 측의 무죄 증거를 종합해서 실체 판단을 받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 재심 두 번째 재판은 내년 2월 광주고법에서 열립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영상취재기자 : 이승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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