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젯밤(3일) 윤석열 대통령은 초헌법적 비상계엄령 선포로 우리 역사의 시계를 45년 전으로 후퇴시켰습니다. 소총을 든 계엄군 280명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짓밟았고, 21세기 서울에 군용헬기와 장갑차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영화보다 황당한 현실에 국민은 불안에 떨어야 했는데, 날이 밝으며 드러난 상황은 생각보다도 더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누구에게 쓰려고 했는지 계엄군은 국회에 탄창과 수갑을 흘리고 갔고 JTBC 취재 결과, 군서열 1위 합동참모의장조차 밤 10시 반 나오라는 지시를 받고 출근한 뒤에야 계엄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은 결국 오늘 내란죄 피의자가 됐습니다. 야당들은 탄핵소추안도 발의했는데 먼저 국회로 가봅니다.
이승환 기자, 어젯밤부터 국회 현장을 지켰는데 당시 상황 어땠습니까?
[기자]
제가 있는 이곳은 국회 본청 2층으로 들어가는 현관문입니다.
헬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 뒤 무장한 계엄군들이 몰려왔고요. 이 문을 통해 국회 경내로 진입하려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좌진·당직자들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고, 한때 이곳엔 커다란 가림판과 각종 집기 등으로 바리케이드가 쳐지기도 했습니다.
이 문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워지자, 계엄군들은 제가 보기엔 왼쪽, 시청자 여러분이 보시기엔 오른쪽으로 둘러 가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유리창을 망치와 소총으로 깬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이런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하고, 위법 행위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오늘부터 국방부 직원과 경찰 등의 국회 청사 출입도 전면 금지했습니다.
[김민기/국회사무총장 : 불법적으로 국회를 폐쇄하였고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회에 출석하고자 하는 국회의원의 출입을 위법적으로 막은 것도 모자라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의사당을 짓밟는 행위는 국민들의 가슴에 큰 상처를 주었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습니다. 표결은 언제 이뤄집니까?
[기자]
민주당 등 6개 야당은 의원 191명 공동명의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습니다.
야당은 오늘 자정을 넘겨 0시 1분쯤, 국회 본회의를 열어 탄핵소추안을 보고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보고 이후 24시간에서 72시간 이내 의결해야 하는 만큼, 이르면 모레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이번 주 토요일까지 비상대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앵커]
지금 국회 앞에선 촛불문화제도 진행 중이라고요?
[기자]
약 1시간 전부터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시작됐습니다.
앞서 오늘 낮 같은 장소에선 야당 주도로 비상시국대회도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윤 대통령은 상황이 나아지면 계엄을 또 시도할 수도 있다"며 "반드시 싸워서 이기겠다"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무장한 총칼 든 군인들을 동원해서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다는 이 현실이 믿어지십니까? 이제 더 이상 참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영상취재 황현우 신승규 이지수 / 영상편집 김지훈]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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