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영남 지역에 역대 최악의 산불이 덮쳤을 때 강원 치악산 일대에서도 크고 작은 산불이 잇따랐습니다. 그런데 이 산불들 알고 보니 한 30대 여성이 5차례에 걸쳐 일부러 불을 지른 걸로 드러났습니다. 붙잡힌 여성은 호기심에 그랬다고 밝혔습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젊은 여성이 손에 나뭇가지를 모아 쥔 채 주택 뒤로 갑니다.
잠시 뒤 여성의 손안에서 불길이 치솟습니다.
여성은 불 덩어리를 밭 둑에 집어 던지고는 태연히 돌아섭니다.
잠복하고 있던 경찰이 30대 여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습니다.
경찰이 잠복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12일 전부터 화재 4건이 더 있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모두 여성이 벌인 일이었습니다.
지난달 26일 여성이 처음 불을 지른 곳입니다.
당시 여성은 약 200m 떨어진 절에서 기도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이곳에 불을 냈습니다.
[사찰 관계자 : 그날도 내려가고 난 뒤에 10분 정도 있다가 불이 났거든요. 전혀 우리는 (방화라고) 생각 안 했지.]
이날은 건조하고 바람이 강했습니다.
경북 의성에서 난 산불이 영덕까지 번지고 인명 피해가 속출하던 때입니다.
치악산 자락에 있는 마을도 위험했습니다.
[마을 주민 : 그러니까 모두 신경이 곤두섰으니까 연기가 조금씩 이렇게 올라오니까 전화를 해서…]
이후 여성은 3월 31일과 4월 3일에도 마을에 불을 질렀습니다. 3일에는 하루에 두 번 범행했습니다.
끝내 붙잡힌 여성은 현장에서 발각된 범행만 인정했습니다.
"호기심에 그랬다"라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마을 주민 : 황당한 거죠. 걔가 그럴 줄은 몰랐는데…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니까 그때서부터 이제 안 거죠.]
법원은 도주와 증거 인멸,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은 산림 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오는 15일쯤 여성을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화면제공 강원 원주경찰서]
[영상취재 박용길 / 영상편집 홍여울]
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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