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엔 윤 전 대통령이 막 떠나온 한남동 관저로 가보겠습니다. 일부 지지자들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탄 차가 떠나는 순간 울먹이기도 했다는데 바로 이은진 기자 불러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금 관저 앞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네, 이곳 관저 앞은 말 그대로 적막만 가득합니다.
오후 5시 10분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곳을 떠나면서 지지자들도, 늘 쳐져 있던 경찰 저지선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 길도 오후까진 일반 시민들 통행이 불가했었는데, 지금은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윤 전 대통령이 나올 땐 앞에 청년 지지자들이 미리 준비하고 있던 것처럼 보이던데요?
[기자]
윤 전 대통령은 차에서 걸어 나와 가장 앞에 나와 있던 대학 점퍼를 입은 청년 지지자들을 일일이 껴안았습니다.
또 눈물도 보였고요.
이를 본 지지자들끼리 '나도 안아달라'며 서로 밀치면서 경찰 저지선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일부러 청년 지지자들을 1열에 도열시킨 것 같은, 사전에 기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현장에선 한 유튜버가 대통령 측 요청이기 때문에 50대, 60대, 70대는 입장이 불가능하다, 20대 중 인사하고 싶은 사람은 주민등록증을 들고 오라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대통령 측의 요청이기 때문에 50대, 60대, 70대 죄송하지만은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주변에 20·30·40 청년들 빨리 오셔서 주민등록증 빨리 준비하셔서…]
윤 전 대통령은 이어 경호차량을 타고 이동했는데, 고속도로 진입하기 전까지 차를 저속 주행하며 창문을 내리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따라서 안 그래도 차가 막히는 금요일 퇴근 시간 즈음에, 장시간 주변 도심 도로가 통제돼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습니다.
[앵커]
2030 청년들 모이라고 유튜버가 하는 이야기까지 포착됐군요. 이은진 기자가 오늘(11일) 아침부터 나가 있었는데 오늘 하루 지지자들이 많이 모였습니까?
[기자]
보신 것처럼 지지자들이 다소 모이긴 했지만, 파면 전에 비하면 그 세가 줄었습니다.
아침만 해도 적막 속에서 간간이 탄핵무효 구호만 들렸고, 1인 시위자들이 든 태극기만 나부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극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서초동까지 인간 띠를 만들어서 배웅하자" 이런 이야기도 나오긴 했었는데요.
그 말이 무색할 만큼, 인간 띠는 한남동을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짧았습니다.
[앵커]
집회가 이어지면서 관저 주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일도 많았습니다. 그분들 이야기도 들어봤습니까?
[기자]
한남동 관저 주변 주민과 상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공통적으로 "후련하다"는 말이 제일 많았습니다.
특히 이 퇴거 소식을 가장 반긴 건 관저 바로 옆에 있는 초등학교 학부모들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관저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 : 이제 애들이 조금 안정적으로 (학교를) 가지 않을까? 긍정적인 생각은 들죠.]
[관저 인근 자동차 매장 직원 : 다들 좋아하죠. 사무실에서 밖에 소리가 다 들리니까, 업무할 때 좀 힘들었거든요.]
이곳 관저 앞은 12.3 내란 사태 이후 130일 만에 겨우 고요함을 되찾았습니다.
[영상취재 이학진 방극철 이완근 이현일 / 영상편집 박수민]
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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