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봄 이른 고온 현상으로 벚꽃이 평년보다 두 주나 일찍 개화했습니다.
이 때문에 개나리·진달래와 벚꽃이 동시에 만발하게 됐는데요,
시기를 못 맞춘 '봄꽃 축제'뿐 아니라 생태계에도 혼란이 우려됩니다.
정혜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노란 개나리가 산책로를 따라 줄을 서듯 활짝 폈습니다.
그 옆에는 탐스럽게 꽃망울을 터뜨린 하얀 매화가 선을 보이고
화려한 벚꽃과 작고 노란 산수유도 함께 펴 봄을 반깁니다.
순서대로 펴야 할 봄꽃이 초봄 고온 현상에 시기를 착각하고 동시에 개화한 겁니다.
특히 서울의 벚꽃은 2021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빠른 개화를 기록했습니다.
[박중환 / 기상청 예보분석관 : 보통 봄꽃은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의 순서로 피는데, 올해는 3월 기온이 예년보다 3.9도나 높고 맑은 날이 지속하며 서울 공식 벚꽃 개화일이 예년보다 14일가량 빨랐습니다.]
이렇다 보니 코로나 이후 4년 만의 오프라인 벚꽃 축제를 준비하던 지방자치단체는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축제가 대부분 4월 상순으로 예정돼 있는데, 그 시기에는 벚꽃이 절정기를 지나거나 져버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윤중로 벚꽃 축제 관계자 / 서울 영등포구청 : 개화가 예정보다 빨라져 우선은 이번 금요일부터 질서유지를 위해 주차·도로 등 관련된 관계부서 직원들이 근무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봄꽃의 이른 개화는 생태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곤충이 먹을 꽃가루가 없어지고 식물도 수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김수진 / 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 : (곤충이) 깨어나 나왔는데 꽃은 다 지고 없고, 곤충들 먹이는 사라지고, 식물 수정률이 저하되기 때문에….]
봄철 고온은 모기도 일찍 깨워 전국에 일본 뇌염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온난화로 인한 봄철 기온 상승이 생태계와 봄꽃 축제, 그리고 국민 건강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YTN 정혜윤입니다.
YTN 정혜윤 (jh03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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