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남성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원이 뺑소니 혐의는 인정하지 않은 것인데요, 유가족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동원 군의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2일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초등학교 3학년 이동원 군이 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당시 만취 상태였던 운전자 39살 고 모 씨는 사고 직후 차를 세우지 않고 약 20m 떨어진 자신의 집 주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검찰은 도주치사, 즉 뺑소니와 위험운전치사 등 4가지 죄목으로 고 씨를 기소했는데, 1심 재판부는 뺑소니는 무죄, 나머지 세 죄목은 유죄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고 씨가 차량 충격 직후 '말도 안 돼' 같은 반응을 여러 차례 보였다며 사람을 친 사실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경황이 없어 차를 바로 세우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고, 사고 45초 뒤 현장으로 돌아온 점 등을 볼 때 뺑소니 혐의가 충분히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고 현장에 돌아온 고 씨가 주변 사람들과 경찰관에게 자신이 가해 차량 운전자인 것을 숨기지 않은 점도 재판부는 고려했습니다.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동원 군 아버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고 이동원 군 아버지 : 법리적인 판단 근거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유족 입장에서 봤을 때는 결과적으로 집으로 간 것이지 않습니까.]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진원)
김상민 기자(ms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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