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윤재희 앵커
■ 출연 : 권용주 교수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잇단 전기차 화재로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요. 원인과 대응책 짚어보겠습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와 함께하겠습니다. 먼저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부터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차된 상태였는데 화재가 시작돼 폭발을 했어요. 원인은 뭐라고 추정할 수 있을까요?
[권용주]
우리가 기본적인 것부터 생각해 보면 화재가 발생하려면 세 가지 요소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첫 번째로는 가연물이 있어야 되고 그다음에 점화원이 있어야 되겠죠. 그리고 산소가 있어야 됩니다. 그러면 전기차에서 가연물이 뭐냐? 결국 배터리셀밖에 없다는 거죠. 그러면 점화원도 있어야 될 거예요. 그게 조금 전에 뉴스에 나왔던 열이 폭주하는 현상이 점화를 시켜버린 거죠. 그리고 산소는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니까. 그러면 원인을 뭐라고 추정할 수 있냐면 결국은 배터리 내부에 문제가 있었던 거 아닌가, 이런 추정이 가능할 겁니다. 그런데 배터리 내부에서 그러면 왜 이상현상이 발생했는가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죠. 그러면 충격이 가해진 것이냐라고 보면 일단 주차 중 화재이기 때문에 인적요소는 없어요. 그러니까 주행 중에 충격을 받았다든가, 그거는 과거에 있었는지는 모르나 그 상태에서는 없었다는 거죠. 그럼 물적요인이 될 거고 물적요인은 배터리 안에 들어간 배터리 팩을 구성하는 셀 쪽에서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폭염 속에 방치됐던 차량도 아니고 차량이 안전하게 주차돼 있던 그런 상황이었는데 배터리가 중국산인 것으로 확인됐더라고요. 봤더니 이 배터리가 파라시스 사의 배터리인데,화재 위험성으로 리콜된 적이 있더라고요?
[권용주]
2021년도에, 이 회사의 제품을 쓰는 곳이 중국의 베이징자동차인데. 베이징자동차에서 문제가 있어서 리콜을 했고 리콜했을 때 원인이 화재 가능성이 있다였고 이걸 당시에 파라시스라는 제조사도 결함을 인정하면서 리콜이 성사된 적이 있었죠. 물론 그때 배터리가 동일하게 쓰였는지, 또는 개선된 게 쓰였는지 아직은 확인할 수 없으나 기본적으로 MCM계열이라고 하죠. 우리가 리켈, 코발트, 망간. 이쪽이 하이닉계 배터리인데 양극재의 니켈 함량이 90% 이상이라는 거예요. 니켈을 많이 쓰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냐면 동일한 용량일 때 전기를 많이 저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전기를 많이 저장하면 전기차 이용자 입장에서는 한 번 충전해서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확대되는 측면이 있겠죠. 그리고 동일한 용량일 때 무게가 감량되니까 단위효율도 늘어나는 효과도 있는 거죠.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반면에 에너지밀도가 높다 보니까 반응성이 상당히 좋아서 뭔가 문제가 잘못 발생되면 지금과 같은 현상도 배제할 수는 없는 거죠.
[앵커]
전기차는 차체가 기본적으로 낮아서 하부에 있는 배터ㄹ가 손상됐을 그런 가능성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어떻게 보시나요?
[권용주]
주차 중에 일어난 사례는 대단히 드문 일입니다. 그런데 이미 앞서서 운행하는 과정에서 무언가 하부에서 손상받은 상태에서 주차가 됐다면 무언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런데 주행 중에 배터리 쪽에 문제가 있었으면 배터리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BMS라고 하는데. 그 BMS 배터리모니터링 시스템이 끊임없이 배터리의 상태를 모니터링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운전자에게 알려주거나 무언가 정지를 시키거나 그런 작동을 하는데. 주차 중에는 BMS도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작동이 되니까 전원이 꺼지잖아요. 그러니까 작동하지 않는 거죠. 주차 중에 만약에 셀 안에 문제가 있을 때는 BMS가 이거를 이상감지를 하지 못해서 이런 화재의 위험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앵커]
그 자리에서 60시간 가까이 주차가 돼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주차 전후에도 옆차가 주차하면서 살짝 부딪힌다거나 이런 접촉사고가 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이런 걸로도 발화가 가능한가요?
[권용주]
간단한 접촉사고 같은 걸로 발화가 된다고 보기는 조금 어렵습니다. 그런데 만약에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주차 이전에 주행 과정에서 무언가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고 그거를 소프트웨어가 오류를 잡아내지 못한 상태에서 주차가 됐다, 그런 가능성은 살펴볼 필요가 있겠죠.
[앵커]
어제 새벽에는 주차타워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에서 화재가 나기도 했고요. 지난 6월이었죠. 탁송하던 전기차에서도 불이 났는데 화면에 보면 차량 하부에서 불이 나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역시 배터리 문제일까요?
[권용주]
배터리가 탑재된 위치가 자동차 하부쪽이기 때문에 그쪽에서 연기가 나거나 발화가 됐다면 대부분 배터리 문제라고 보시면 됩니다. 전기자동차 화재의 거의 대부분 요인이 배터리 내부, 그러니까 셀 자체에 있는 거예요. 왜냐하면 셀 자체에 불량이 생기거나 하면 화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전기자동차 초창기에 나올 때부터 이 문제는 함께 제기됐던 문제고. 그래서 가급적이면 제조사가 냉각기능을 보강해서 최대한 열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낮추는 그런 방식들을 지금 적용하고 있는 거죠.
[앵커]
앞서서 말씀하실 때 전기차 같은 경우에는 배터리에 이상이 생길 경우에는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그런 기능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만약에 운행 중에 배터리에 어떤 이상이 생겼다는 경고가 들어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일단 차를 멈춰야 될까요?
[권용주]
차를 안전한 곳에 즉시 멈추고 이상진단에 대해서 서비스를 요청해서 견인하는 상황이 돼야 되겠죠. 그리고 만약에 긴급한 상황이라면 운행을 정지하라는 코드를 알려주게 됩니다.
[앵커]
전기차의 화재사고가 잇따르면서 아파트 단지 같은 경우에는 지하에 전기차 출입을 금지하자, 이런 것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충전시설 자체도 지하보다는 지상으로 옮기는 거에 대해서, 이런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권용주]
전기차 보급할 때부터 이 얘기는 계속 나왔던 겁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에도 전기차 화재는 있었고. 물론 통계적으로 내연기관차보다 화재율은 적다고 하더라도 전기차가 한번 화재가 나면 진압이 어렵기 때문에 만약에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나면 큰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여서 가급적이면 지상에 충전기를 설치하고 주차공간도 지상에 하자. 지상에 못한다면 주차장 입구에 하자. 그런 얘기들은 계속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법제화할 수는 없었던 거고요. 그런 상황에서 전기차는 꾸준히 보급됐던 거고. 그래서 지금도 계속 권고되는 것은 가급적 지상에 설치하되 불가피하다면 주차장 입구에 하자. 왜냐하면 입구에 할 경우에는 만약에 화재가 발생해도 유독가스가 입구 쪽으로 손쉽게 빠져나올 수 있잖아요. 그러면 화재진압에 시야는 확보되거든요. 그래서 가급적 그쪽으로 유도하고 있는 거죠.
[앵커]
지상에 충전기를 설치하면 화재 발생 시에 진화는 수월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화재위험성 자체는 어떤가요? 아무래도 지상에 있다 보면 열을 더 쉽게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습기에도 취약할 것 같은데요.
[권용주]
그래서 보통 지상에 설치를 하되 그늘진 곳, 캐노피를 같이 넣어서 하자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죠. 왜냐하면 비가 오거나 했을 때 충전기가 젖으면 안 되잖아요. 가급적 캐노피도 같이 해서 그늘진 곳을 만들어서 충전을 하면 그나마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얘기고. 최근 싱가포르가 우리와 비슷합니다. 싱가포르도 고밀도 도심 지역이에요. 2030년까지 내연기관 퇴출시킨다고 전동화작업을 하고 있는데 거기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싱가포르도 가급적이면 지상에 충전기 설치를 제도화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앵커]
충전기 설치만 제도화할 게 아니라 화재에 대비한 소화시설도 설치를 의무화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더라고요.
[권용주]
그 얘기는 뭐냐 하면 좀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진화가 어려우니까 주차구역도 아예 방화벽을 설치하자, 이런 얘기는 전부터 나왔던 얘기입니다. 그런데 주차장을 설치할 때 이거를 강제하려면 건축법에서 규정해 줘야 되거든요. 그랬을 경우에는 방화벽이 좌우로 화재가 번지는 걸 막고 그럼 유독가스가 많이 발생하잖아요. 열도 많이 올라가고. 그랬을 때 창구에 불연성 덕트, 즉 풍량기능을 넣어서 하면 얼마든지 화재로 인해서 널리 번지는 걸 맞을 수 있다. 그런데 제가 이번 사고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면 이렇게 큰 화재까지 가지는 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물이 내려줌으로써 일단 주변에 화재가 번지는 걸 막아줄 수 있었거든요. 실제로 2021년도에 천안에서 아파트 지하에서 큰 불이 한번 났었는데 그때도 내연기관 자동차가 아니라 그때는 세차하는 차가 LPG 가스통이 터져서 600대 정도가 손상을 입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40대 정도가 전소가 되고 나머지는 큰 불이 났었는데 그때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만약에 이번에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면 그렇게까지 큰 손상은 예방할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생각을 해 보는 거죠. [앵커]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서 과충전을 주의해야 된다는 얘기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 충전에 급속방식이 있고 또 완속방식이 있는데 이 두 개가 안전성에 차이가 있을까요?
[권용주]
전기를 빨리 넣어주면 그만큼 배터리는 스트레스를 받죠. 빨리 들어오는 만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완속충전을 하라고 하는 건데. 지금 우리나라에 설치돈 완속충전기는 과충전 방지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거죠. 그래서 요즘 나오는 얘기는 앞으로 과충전 방지장치를 의무화하자. 그러면 충분히 과충전에 따른 위험성은 예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충전을 할 때 보통 안전마진이라고 합니다. 100% 하지 말고 90% 정도만 충전해도 주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으니까 가득가득 꽉꽉 채우려고 하지 말자도 권고가 되는 상황이죠.
[앵커]
90%까지 충전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폭염과 폭우도 반복되는 상황인데 뜨거운 도로에 오래 세워두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것 같고요. 습도에 오래 노출돼도 배터리 손상이 있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인데. 그렇게 되면 화재도 잘 일어나게 될까요?
[권용주]
기본적으로 습도도 습도지만 고온 같은 경우에는 영향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배터리 자체가 지나치게 열을 받으면 냉각기능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냉각기능 자체가 상당히 무리하게 돌아가니까 그쪽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다시 또 열을 더 받는 그런 현상이 발생하니까 가급적 고온에 주차하기보다는 그늘진 곳, 나무 밑이라든가 그쪽이 권고되고. 지금 나오는 얘기는 지금 나오는 얘기가 아니라 이전부터 쭉 나왔던 얘기예요.
2021년도 우리나라 모 회사의 자동차 전기차가 화재가 계속 나서 그때도 똑같은 얘기가 나왔었던 거거든요. 그러니까 과거에 법안을 만들었던 것도 그때 위험성을 보고 다 만들었던 건데 결국은 다 폐기되면서 지금 이 상황이 똑같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그러니까 과거에 이미 나왔던 대책들을 지금 와서 또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번에는 바꿔보자는 움직임이 있는 겁니다.
[앵커]
전기차 배터리는 폭발물이다, 그런 시각도 오해라는 논리도 있더라고요. 실제로 내연차보다 화재 사고 비율이 전기차가 낮다, 그런 조사결과도 있다고요?
[권용주]
통계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다를 텐데 일단 소방청 화재 통계를 보면 자동차 1만 대 화재발생률은 내연기관이 1.88%고 전기차가 1.63%입니다. 그러니까 좀 낮죠. 그다음에 교통사고가 날 수 있어요. 교통사고로 전기차 발화를 제외하고 발화 사고 비율을 보면 0.25%입니다. 그러니까 전기자동차의 화재 발생률은 내연자동차보다 낮은 거죠. 다만 우리가 무섭게 생각하는 건 진화가 어렵다는 거, 그 부분 때문에 그런 거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저는 이번 사고를 보면서 이게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의 기로가 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이게 제조사가 배터리 화재방지를 위해서 더욱더 노력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요.
마찬가지로 정부는 예방대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고. 그리고 주차장 입구에 무언가 공간 마련을 하자는 움직임도 계속 벌어질 거고요. 만약에 이것 때문에 전기차 보급이 느려진다? 물론 당연히 소비자들은 우려를 갖겠지만 그러면 대한민국의 전기차 산업은 앞으로 도태될 수밖에 없을 텐데. 그러면 우리가 지금까지 미래 먹거리로 밀어왔던, 글로벌은 계속 전동화가 되고 있는데 여기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냐, 그런 우려도 조금은 갖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기차 안전에 대해서 탄탄히 다지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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