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면 강제동원 표현을 명확히 요구해야 한다고, 국가유산청이 외교부에 공식 전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강제동원 문구가 없는 세계유산 등재에 선뜻 동의해줬습니다.
김지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6월 초,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에 대해, 유네스코 자문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이코모스'는 일본 정부에게 "사도 광산의 전체 역사를 설명해 전시하라"고 권고했습니다.
강제동원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라는 겁니다.
6월 말, 국가유산청도 외교부에 같은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국가유산청은 13쪽 분량의 의견서에서, "사도광산의 조선인 숙소 지역은, 강제동원 역사를 부정할 수 없는 증거"라며 "이를 근거로 강제 동원에 대한 전체 역사 해설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우리 외교부는 전시물에 '강제동원' 표현이 빠진 채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방안에 동의했습니다.
[권칠승/국회 외교통일위원]
"정부 내부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등재에) 찬성했다 하는 것은, 일본의 역사 세탁에 한국 정부가 동조 내지는 방조한 외교 참사‥"
유네스코 유산 등재는 통상 21개 회원국의 전원 동의로 이뤄지기 때문에, 회원국인 우리 정부가 제동을 걸 수도 있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인 2022년,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에 공식 반대하면서, "조선인 1200명이 사도광산에서 혹독한 노동을 강요당한 45년의 역사가 중요하다"는 홍보물을 만든 바 있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늘 외교부를 상대로, 정부 스스로 내부 의견과 과거 입장을 뒤집고 '강제동원' 표현 없이도 사도광산 유산 등재에 동의한 이유를 따져 물을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김지인 기자(zin@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