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홀로 지내던 50대 남성이 몸에 이상을 느끼고 119에 구조요청을 했지만, 구조대원들이 위치를 찾지 못해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신고자를 찾는 지도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던 건데요.
김유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지난 8일 오후, 한 남성이 119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고자는 "119를 부탁한다"며 자신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 주소와 건물명, 호수를 말해 줬습니다.
통화는 4분 30초 정도 이어졌는데 "말할 힘이 없다"며 "위급하다"고도 언급했습니다.
부산 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홀로 사는 50대 남성이 몸 상태가 이상한 것을 느끼고 긴급구조를 요청했던 겁니다.
이후 119는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한 뒤 신고자의 주소를 시스템에 입력하고 구급출동 지령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10분 정도 머물렀지만 남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구조요청을 했던 남성은 일주일 뒤인 추석 연휴 첫날에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알고 보니 부산소방본부가 신고자 위치를 찾기 위해 카카오 지도를 연동해 쓰고 있는데, 신고자가 말한 건물의 위치를 지도가 전혀 엉뚱한 곳으로 안내한 겁니다.
이곳이 119가 출동한 장소인데요.
같은 건물 이름과 같은 주소로 검색한 곳이지만, 실제 남성이 살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입니다.
응급상황이 발생한 현장과 카카오 지도가 안내한 건물과의 거리는 280m.
도보로 4분 거리였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늘 아빠한테 얘기를 했었거든요. 아프면 119에 먼저 전화하면 우리보다 먼저 도착을 할 거고 그럼 아빠가 빨리 병원을 갈 수 있다고. 늘 제가 얘기를 해왔는데 죄책감이 너무 들고…"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음성변조)]
"실제 장소는 거기가 아니었던 거죠. 구급대원들이 7층이라고 하니까. 뒤에 보니까 7층 이상 되는 그런 데가 없는 거야."
카카오는 취재가 시작되자 지도를 바로 수정했습니다.
카카오 측은 해당 소방기관에서 카카오맵을 활용하고 있는지 사전에 인지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잘못된 정보에 대한 수정요청이 들어오면 즉각 반영하고 있는데 반영 시점상 차이 때문에 참조용으로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긴급구조 표준시스템에 대한 긴급점검에 들어갔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유나입니다.
영상취재: 김홍식(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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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홍식(부산)
김유나 기자(una@bus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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