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배달 음식을 매장에서 파는 것보다 비싸게 파는 이중 가격제를 쓰는 곳이 요즘 늘고 있습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배달 주문이 얼마나 더 비싼 건지 알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단 겁니다.
임태우 기자가 짚어 봤습니다.
<기자>
버거킹 매장에서 9,100원 하는 세트 메뉴를 배달 앱에서 직접 찾아보니 1,400원 더 비쌉니다.
그러나 배달 앱에는 "매장 가격과 다를 수 있다"는 공지만 있을 뿐, 배달 앱 이용자가 구체적인 가격 차이를 알 길이 없습니다.
[최승우/배달 앱 이용자 : 비교를 해 본 적은 따로 없고 그냥 제가 원래 주문하던, 가봤던 가게들의 경우 (가격) 차이가 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배신감이 조금 있죠.]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주요 햄버거 체인 4곳 모두 배달 앱에서는 이렇게 모호한 공지만 하고 있습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관계자 : 단품 가격, 세트 가격이 워낙 또 많다 보니까 이렇게 되면(가격 차를 공지하면) 오히려 또 소비자들이 오인지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을 해서….]
모호한 공지마저 마지못해 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KFC는 지난 3월부터 이중가격을 시행하고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다가 최근 뒤늦게 공지했습니다.
롯데리아는 이중가격제 시행 열흘이 지났는데, 일부 매장에서 "배달 가격이 매장과 같다"는 잘못된 공지를 올려놨습니다.
[롯데리아 관계자 : 문구를 업데이트해 달라고 (가맹점포에) 전달했는데, 아직은 변경되지 않은 부분들이 몇몇 계셔 가지고….]
배달 플랫폼들은 입점 업체에 이중가격 표시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배달의민족은 '매장 동일가격' 인증제를 통해 이중가격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제도 역시 외식업체의 가격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불공정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들이 배달 앱에서도 명확한 가격 차이를 알 수 있도록 표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강제할 수단이 없어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하는 외식업체들의 자발적인 조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VJ : 정한욱)
임태우 기자 eigh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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