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원화, 최대 나흘간의 수능 시험, 고교 내신 외부평가제.
이런 내용이 담긴 10년 단위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국가교육위원회 산하 전문위원회의 초안은, 지난 8월, SBS의 단독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고, 교육계 안팎에 큰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 초안을 고리로 국교위의 내부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진보 성향의 국교위원 5명은 어제(7일), 국교위가 교육 대계를 짜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란 출범 취지를 무시하고, '비밀주의'로 일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발전계획 발표를 뒤로 더 늦추더라도 계획 수립 과정에 대해 전면적 재검토를 하란 요구도 내놨습니다.
[정대화/국가교육위원회 상임위원 : '지금 이 상황에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끌어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시간을 지키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제대로 된 내용을 채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관점에서 그러면 '필요하다면 일정 조정도 하자', 하는 말씀을 드린 겁니다.]
그러자 보수 성향의 국교위원 7명은 따로 기자회견을 열어서 이렇게 맞불을 놨습니다.
국교위는 지난 2022년 출범한 이래 폭넓은 소통과 의견 교류를 해왔고, 진보 성향 위원들의 주장은 '정치공세'에 불과하단 겁니다.
또 그동안 전문위 논의가 공개되지 않은 건, 파급력 큰 사안에 대한 혼란을 막으려는 노력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건/국가교육위원회 비상임위원 : 국가교육위원회는 미완성된 사안, 논의 중인 사항이 무분별하게 공개되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혼란을 예방하고자 충분하게 내부적으로 숙고하고 검토된 사항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런 국교위 내부의 보혁 갈등은 터질 게 터진 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국교위는 현재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 19명 중 13명이 보수 성향, 6명이 진보 성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찬반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내부 표결이 이뤄진다면, 결과가 뻔한 구조인 셈입니다.
오늘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이배용 국교위원장은 국교위의 내부 갈등에 대해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수능 이원화를 비롯해 논란이 큰 계획안과 관련해선 확정된 게 아니란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고민정/민주당 의원 : 수능 이원화, 심지어는 수능을 연 2회 실시한다는 겁니다. 그럼 학생들 입장에선 1회, 2회해서 수능을 1년에 네 번 봐야 한다는 거예요.]
[이배용/국가교육위원회 위원 : 이것은 중간보고에 불과하지, 그게 완성된 것도 아니고 또 저희 본 위원회에선 토의되지도 않았어요.]
이 위원장은 또 모레로 예정된 전문위 회의에서 해당 안건에 대해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전문위원 20명 가운데 8명이 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회의가 파행될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취재 : 손기준,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원형희, VJ : 이준영,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손기준 기자 standard@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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